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배우 서현진이 '러브 미'를 통해 7년 만에 JTBC에 복귀했지만 2주 연속 시청률 1%대를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JTBC 금요시리즈 '러브 미'는 내 인생만 애틋했던, 조금은 이기적이라 어쩌면 더 평범한 가족이 각자의 사랑을 시작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재 '러브 미'는 2회 1.5%, 3회 1.9%, 4회 1.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닐슨코리아 기준)

극 중 산부인과 전문의 서준경(서현진 분)은 남부러울 것 없는 워너비 스펙의 가면을 쓰고 깊은 외로움에 시들고 있었다. 7년 전 엄마 김미란(장혜진 분)의 사고 이후 죄책감과 후회 사이에서 가족으로부터 도망친 뒤, 누구와도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살아왔기 때문. 괜찮은 척, 외롭지 않은 척, 준경은 그렇게 척하며 혼자가 됐다. 그러나 엄마가 세상을 떠난 이후 그녀의 삶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엄마의 죽음이 준경에게 남긴 감정은 후회였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의 식사 자리에서 날 선 말을 내뱉고 말았지만 당연히 평범하게 화해할 다음이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 준경의 깊은 상실을 알아본 이는 옆집 남자 주도현(장률 분)이었다. 이번에도 준경은 조심스레 다가오는 도현으로부터 본능처럼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깨달았고 다시 사랑을 해보기로 용기를 냈다. 그런 준경에게 도현은 사람 사는 것 같은 평범한 일상을 선물했다. 컴컴한 유령같던 그녀의 집을 음식 냄새, 건조대에 널린 빨래, 두 켤레의 신발과 두 개의 칫솔로 채웠다.
사진제공=JTBC
사진제공=JTBC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빠른 위기가 찾아왔다. 아들이 있다는 도현의 고백이었다. 배신감에 사로잡힌 준경은 사정도 듣지 않은 채 마치 헤어질 때만 기다렸던 사람처럼 도현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짧은 헤어짐 끝에 결국 먼저 연락한 것도 준경이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도현을 보는 순간 생각보다 훨씬 더 그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로 스스로를 외로움에 방치했던 삶에서 나오기 시작한 준경. 그 변화는 단순한 로맨스의 출발이 아니라 상실 이후의 삶을 다시 살아보기로 선택한 인물의 성장 서사였다. 냉혈한의 얼굴로 자신에게 씌운 방어막을 내려놓고 두려움까지 끌어안은 선택이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서현진은 이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절제된 연기로 밀도 높게 완성해 내며 흔들리는 눈빛과 멈칫하는 호흡만으로도 준경의 시간을 설득력 있게 쌓아 올렸다.

이제 준경 앞에 또 하나의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스무 살에 헤어진 여자친구가 낳아 독일에서 자란 도현의 아들 다니엘(문우진 분)이 14년 만에 아버지를 찾아 한국으로 온 것. 오는 1월 2일 방송될 5-6회 예고 영상에서는 준경이 다니엘과 만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함께 공개된 스틸컷에서는 다니엘을 향한 반가움과 긴장이 교차하는 듯한 준경의 미묘한 표정이 담겼다. 차갑던 겨울의 끝에서 피어나는 온기처럼 '러브 미'가 그려낼 준경의 변화와 선택의 끝에 어떤 사랑이 남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러브 미'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 2회 연속 방송된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