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는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서울로 내려왔다.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한 그는 학창 시절 취미로 즐기던 영화 감상을 통해 연기를 처음 접했다. 로렌스 올리비에의 출연작 '햄릿'을 본 뒤 배우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졌고,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하며 연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65년에는 TBC 전속 탤런트 1기로 선발됐다.
1992년, 대발이 아저씨로 사랑받다
1992년 방영된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는 이순재의 대표작 중 하나다. 당시 '사랑이 뭐길래'는 시청률 65%를 기록하며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이순재는 극 중 '대발이 아버지' 캐릭터를 맡아 가부장적이었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시청자들의 눈물과 공감을 끌어냈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맞은 전환점
연극에 대한 애착도 꾸준했다. 2016년 연극 '장수상회'를 통해 연극 무대로 돌아온 이순재는 2017년 '앙리할아버지와 나', 2021년 '리어왕'에서 열연했다. 특히 '리어왕'에서 200분이 넘는 대사를 완벽히 소화하며 박수받았다. 그는 2022년 연극 '갈매기'의 연출을 맡으며 창작자로서의 활동도 이어갔다.
이순재는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공연 중 건강 악화로 활동을 중단했다. KBS2 드라마 '개소리' 촬영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순재는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생애 첫 지상파 연기대상을 받으며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다.
수많은 작품을 통해 전 세대의 사랑을 받았던 이순재. 그의 연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국 대중문화의 한 흐름을 만들어냈다. 비록 별은 졌지만 그의 발자취는 앞으로도 우리 마음속에 오래 기억될 것이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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