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측 "故오요안나 가해자? 부적절한 지칭…아직 소송 중, 답변하지 않겠다"
MBC 측이 고(故) 오요안나에게 공식 사과하기 위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고인을 괴롭힌) 가해자라고 지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아직 소송 중이며 이에 대해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마포구 MBC 방송센터 골든마우스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이 열렸다. 자리에는 안형준 MBC 사장과 고 오요안나의 유족이 참석했다. MBC는 이 자리에서 고인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명예 사원증을 전달했으며, 유족과 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와는 별개로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이 여전히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가해자 처벌 여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MBC 측은 "'가해자'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고인이 된 MBC 전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사진=오요안나 SNS 캡처
고인이 된 MBC 전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사진=오요안나 SNS 캡처
MBC 측은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명확히 가해자라고 단정할 수 없다"라며 "이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사안이 발생할 경우 가해자는 관련 법률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당시 MBC 소속 기상캐스터 4명이 가해자로 지목됐으며 유족 측은 이 중 한 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또 유족은 MBC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발표 ▲기상캐스터의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프리랜서 전수조사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MBC가 요구에 성실히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이후 27일간 이어진 단식 끝에 잠정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단식은 중단됐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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