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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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은이 김다미를 괴롭히는 박지환에게 상해를 입히고 사라졌다. 그리고 7년의 세월이 지나, 김다미와 허남준의 인연이 연인으로 이어진 듯한 엔딩이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이에 시청률은 전국 5.7% 수도권 5.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특히 분당 최고 시청률은 6.4%까지 오르며 뜨거운 상승세를 입증했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지난 28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 6회는 이유 없이 닥친 불행이 시작되고, 한순간의 선택으로 그 불운의 대상이 바뀔 수도 있는, 인생의 타이밍이 만든 운명의 소용돌이를 암시하는 고영례(김다미)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했다. 지난 방송 말미에 발생한 끔찍한 교통사고도 그랬다. 사고를 당한 안내양은 영례가 아닌, 돈이 필요해 대타 근무를 자처한 권해자(이민지)였다. 그는 이 사고로 인해 한쪽 다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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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청아운수는 책임을 회피했다. 노무과장(박지환)은 "누가 배차 나가라고 등 떠밀었냐"며 되레 사측의 손해를 운운했고, 병원비를 내줄 수 없다고 버텼다. 영례는 동료들을 비밀 소집해 "힘을 합치자"고 설득, 안내양들의 안전과 권리 보장,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 개문발차(차량의 문이 열린 상태에서 출발하는 행위)를 종용한 것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며 파업 농성을 시작했다. 하지만 본사의 압박을 받은 노무과장은 내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협박했고, 저마다 사정이 좋지 않은 안내양들은 하나둘씩 농성장을 떠났다.

파업 실패 위기에 영례는 법대생 오빠 고영식(전영우)를 찾아가 법적 조언을 구했다. 산재 등의 근로자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던 시절, 영식도 법과 다른 현실이 안타깝기만 했다. 그때, 영례의 용기를 응원하는 정현(김정현)이 나섰다. 변호사 외삼촌을 통해, 신문사 기자에게 "개문발차 사고로 인한 안내양 파업을 취재해달라"고 부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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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운수에 기자들이 들이닥치자, 불리한 기사화를 우려한 사측이 결국 꼬리를 내리고, 해자의 병원비와 퇴직금을 본사에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은또' 영례가 결국 승리했고, 정현은 이번에도 영례가 가장 힘든 순간 힘이 돼주고 후원해주는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서종희(신예은)는 위기에 처한 동료를 위해 주저 없이 행동에 나서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뭐든 양보만 하는 영례를 보며, 그 착한 마음에 상처를 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영례가 좋아하는 한재필(허남준)을 향한 마음을 접었다. 그에겐 "만나보니 우리가 다르다는 걸 더 뼈저리게 느낀다. 질리기 전에, 여기까지만 하자"는 모진 말로 이별을 고했다. 종희와 데이트를 하는 줄 알고 선물까지 준비했던 재필. 하필 신고 도망간다는 속설이 있는 신발을 선물해서였을까, 종희는 진짜로 떠났다. 재필은 "대학은 꼭 가라"는 종희의 마지막 부탁 때문이었는지, 그 이후 친구 마상철(이원정)의 표현대로 "미친놈처럼" 공부만 했다.

11월의 이른 첫눈이 예보된 날이었다. 안내양들의 파업 이후, 영례에게 앙심을 품은 노무과장은 입금액이 맞지 않는다며, 영례를 돈을 빼돌린 범인으로 몰아갔다. 게다가 돈 때문에 양심을 속이지 않으며, 안내양의 소신을 지켜왔다고 지지 않고 맞서는 영례에게 분노해 폭력까지 행사했다. 그런데 영례의 숨통까지 조르는 그의 어깨에 날카로운 만년필이 꽂혔다. 폭력 트라우마가 있는 종희는 사랑도 포기할 수 있는 친구 영례가 위협을 받자 이성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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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과장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영례는 종희를 붙잡고 뛰쳐나와 "여기는 나에게 맡기고 도망치라"고 신신당부했다. 최대한 멀리,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도망가는 게 종희를 위한 최선이라 생각했다. 종희는 그렇게 첫눈이 하얗게 뒤덮은 길을 내달렸다. 그 시각, 재필이 청아운수로 달려왔다. 종희가 좋아했던 음악다방에서 신청곡을 적는데, "여자 친구도 여기 올 때마다 그 곡만 신청한다"는 사장님이 이야기를 들은 재필. 바로 그룹 시카고의 였다. 종희가 바닥에 떨어트린 듯한 풍선껌 종이엔 '한재필'이란 이름이 쓰여있었다. "나는 미안하다는 말이 어렵다. 나를 잡아달라"는 가사를 종희가 하는 듯했다. 그러나 타이밍이 또 어긋났고, 영례 대신 불운의 대상이 된 종희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7년 후, 이제 버스에 토큰을 내고 타는 영례는 미용실 디자이너가 됐다. 그리고 동료 스텝이 "남자친구가 왔다"며 가리킨 남자는 바로 재필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마치 행복한 연인처럼 환히 웃었다. 과연 지난 7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음 회가 그 어느 때보다 기다려지는 엔딩이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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