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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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남자'라는 수식어를 제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감개무량합니다. 하하."

'엑시트', '파일럿' 등 여름에 개봉한 코미디 영화마다 흥행으로 이끈 조정석은 영화 '좀비딸' 개봉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코믹 드라마. 조정석은 맹수 사육사에서 좀비딸 훈련사가 된 딸바보 아빠 정환 역을 맡았다.

"개봉 시기를 제가 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공교롭게 이렇게 됐어요. 시사회 반응이 좋아서 기분 좋습니다. 배우들끼리 후기도 찾아봤는데, 나쁘지 않아서 저희끼리 '치얼업' 됐어요.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시작하는 느낌이 좋아요. '웃음과 감동을 다 잡았다.' 전형적인 표현이지만 딱 이 설명에 맞는 영화예요."
'좀비딸' 스틸. / 사진제공=NEW, 스튜디오N
'좀비딸' 스틸. / 사진제공=NEW, 스튜디오N
조정석은 처음에 대본을 보고 "흡입력 있게 내용이 쫙 들어왔다"고. 무엇보다 실제 5살 딸을 둔 아빠인 조정석은 좀비딸을 돌보는 아빠 정환 캐릭터에 동질감도 느꼈다. 그는 "여러 작품 중 '좀비딸'을 선택한 건 제가 마침 아빠가 됐고 작품이 제 눈에 들어왔다. 부성애를 다루는 이야기가 와닿았다"고 밝혔다. 조정석은 극 중 정환의 부성애가 드러나는 장면들에서는 감정이 북받쳐 연기가 어려워지면서, 촬영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고 한다. 어떤 아빠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좋은 아빠의 기준은 모르겠다. 하지만 가정에 충실한 아빠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부성애가 어떻게 생기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 영화를 찍으며 딸에 대한 부성애가 커졌냐고 묻는다면 사실 변화는 없어요. 저는 항상 그 자리에 그냥 아빠로 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너(딸)라서 그냥 좋다'는 거죠. 아빠가 됐으니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거고, 자연스럽게 부성애도 장착하게 되는 것 같아요. 동물들이 새끼를 낳고 새끼를 핥아주잖아요. 그들이 경험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닐 텐데 말이죠. 저도 그런 느낌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 아이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럽게 생기는 거 같아요."
조정석 / 사진제공=NEW
조정석 / 사진제공=NEW
조정석은 942만명을 동원하며 흥행한 '엑시트'(2019)의 동료였던 이상근 감독, 배우 임윤아와 올여름에는 다른 영화로 경쟁하게 됐다. 이상근 감독과 임윤아는 다음달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를 선보인다. '악마가 이사왔다'보다 '좀비딸'로 먼저 관객을 만나게 된 조정석은 "윤아 씨와는 가족이나 다름없다. 이상근 감독님과도 마찬가지다. '엑시트'를 같이 했잖나. 서로 잘됐으면 좋겠다는 얘길 했다. 뻔한 대화라고 할 수 있지만 진심이었다"라고 전했다.

"윤아 씨가 '오빠가 먼저 개봉하니까 잘 끌어주면 우리 작품도 잘 돼서 잘 밀고 나가겠다'더라고요.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고 하자는 얘길 했어요. 극장가가 조금은 침체한 느낌인데, 우리 둘이 잘해서 극장가도 잘됐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윤아 씨가 어느 자리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았는데 '의미 있다'고 표현했더라고요. 저 또한 공감해요. 동시기에 개봉한다는 것이 의미 있어요."

조정석이 생각하는 코미디 연기란 "웃기려 하면 웃기지 않게 되고, 웃기지 않으려 하면 웃기게 되는 것"이라고.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 있다고 평가받는 조정석이지만 계속되는 코미디 장르 작품으로 인한 이미지 소비도 걱정될 법하다. 하지만 조정석은 "고민이 있었다면 선택 못 했을 거다. 걱정이 있었다면 작품 선택에 있어서 벽을 치고 배제하지 않았을까"라며 "한 살 한 살 먹어가는 인생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맞게 작품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공개된 '약한영웅2'로 악역을 선보이기도 했던 조정석은 "앞으로 제가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모르지만 삶의 흐름에 맞게, 자연스럽게 제 선택에 맡기려고 한다. 변신을 도모하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 역시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거다. (코미디뿐만 아니라) '약한영웅2'와 같은 선택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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