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좀비딸'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필감성 감독과 배우 조정석,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최유리가 참석했다.

극 중 정환(조정석 분)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 수아(최유리 분)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 밤순(이정은 분)이 사는 바닷가 마을 은봉리로 향한다.
좀비를 소재로 하는 영화 중 대표로 꼽히는 건 '부산행'. 이번 영화 대사 중에도 '부산행'이 언급되고, 공교롭게도 '좀비딸'은 '부산행'과 같은 배급사 작품이다. 필감성 감독은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좀비가 됐을 때 끝까지 지켜주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그런 와중에 빌런과 싸워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 속 여러 감정의 진폭이 부성애라는 것과 좀 더 맞닿을 때 더 잘 보이는 것 같아서, 부성애라는 소재를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행' 대사는 배급사가 결정되기 전이었다"고 해명해 웃음을 안겼다.
극 중 정환, 수아, 밤순 가족은 모두 K팝을 좋아한다는 설정. 이번 영화에는 보아의 'No.1',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가 자주 흘러나온다. 보아의 'No.1'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필 감독은 "발랄한 리듬과 슬픈 가사가 영화와 잘 맞닿아있다고 생각했다. 손가락 안무도 인상적이어서 우리 영화에서도 손가락 안무도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선택한 이유는 "은봉리 할머니들의 '스웩'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노래는 없었다. 또한 놀이공원 장면에서 수아와 정환, 동배가 당당하게 등장하는 모습과도 어울린다. 그 두 가지를 다 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좀비의 움직임 디자인에 대해서 필 감독은 "우리 영화는 좀비 스펙터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았다"라며 "최유리 배우, 분장팀, 좀비 모션을 지도하는 안무가와 단계를 나눠서 좀비의 동작, 표정을 설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반려동물의 모습을 활용했다"라고 밝혔다. 가족이면서도 러블리한 좀비의 모습을 살리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 필 감독은 "나중에 알고 보니 최유리 배우도 똑같은 생각을 했더라. 그래서 집의 강아지도 많이 참고했다더라. 점차 아빠에게 동화되고 인간 사회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캐릭터와 잘 어울렸다는 칭찬에 조정석은 "저와 잘 어울리는 영화라는 말씀에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저는 아빠가 되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이야기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속사, 제작사에 출연 의사를 전달했더니 '이건 나!'라고 와전돼서 기사가 났더라. 타이밍상 절묘하게 이 작품을 만나게 됐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정환이라는 인물에 빠질 수 있을 정도로, 동화될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이었다"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정석은 딸이 아파서 간호했던 실제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딸이 코로나로 열이 39도까지 올랐다. 저와 거미(아내) 씨가 잘 케어했다. 아빠이고 엄마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종합] '좀비딸' 딸바보 된 '진짜 딸바보' 조정석…"동화됐다"](https://img.tenasia.co.kr/photo/202507/BF.41181049.1.jpg)
조여정은 좀비헌터이자 정환의 첫사랑인 은봉중 교사 연화로 분했다. 조여정은 조정석과는 뮤지컬로, 이정은과는 영화 '기생충'으로 함께 작업했던 경험이 있다. 그는 "좋지 않을 수 없는 현장이었다. 극 중 연화가 좀 늦게 등장하는데, 앞 촬영이 좀 진행된 상태여서 은봉리에 갔다. 첫 촬영이 떡볶이 먹는 신이었는 것 같은데, 언니네 집에 와서 떡볶이 먹는 느낌이라 편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제가 다이어트 중이었는데 소품 떡볶이를 너무 먹어서 뱉으라고 종이컵을 주셨는데, 뱉을 게 없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라며 웃었다. 또한 "어느 것 하나 불편함 없고, 큰 노력을 안 해도 마음 불편한 게 없는 현장이었다.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고, 서로에게 배우는 현장이었다"고 자랑했다.
![[종합] '좀비딸' 딸바보 된 '진짜 딸바보' 조정석…"동화됐다"](https://img.tenasia.co.kr/photo/202507/BF.41181362.1.jpg)
윤경호는 올해 초 '중증외상센터'에서 항문외과 의사 '항블리' 한유림 역할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의사, 약사 역을 하게 됐는데 제가 언제 이런 역할을 해볼 수 있겠나. 어렸을 때 상상도 못 해봤다"며 웃었다. 또한 "저는 사극을 하면 궐 밖에 있고, 정장을 입어도 어두운 색을 입었었다. 본의 아니게 의사, 약사를 했는데, 부모님이 좋아할 만한 일이다. 가상현실이지만 좋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조정석은 "경호 씨가 근육질 몸매가 잘 어울리더라. 의상이 그렇다는 말이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여러 옷을 바꿔 입어보더라. 유러피언 스타일도 입어 보고 하던데, 만족스러워하던 경호 씨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이에 윤경호는 "의상에 욕심낸 건 사실이다. 약간 옷 잘 입는 약사 설정을 말씀드려서 의상팀이 거기에 맞는 의상을 구해주셨는데, 다 같이 있을 때 저만 도드라지더라. 의상팀이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했다"며 폭소케 했다.

필 감독은 "짜릿한 좀비와 흐뭇한 웃음, 마지막에 뭉클한 감동이 있는 무해한 가족 코미디 영화다.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윤경호는 "좀, '좀비딸'이. 비, 비상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딸, 딸랑딸랑~"이라는 센스 있는 '좀비딸' 3행시로 관람을 부탁해 박수를 받았다.
'좀비딸'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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