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10일 개막한 연극 '킬링시저'가 7월 20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약 두 달간의 장정을 끝맺었다. '킬링시저'는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명작 '줄리어스 시저'를 원작으로, 시저 암살에 초점을 맞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극 중 손호준은 절대 권력자 줄리어스 시저 역을 연기했다. 시저는 로마의 절대적 지도자이자, 새로운 로마를 만들겠다는 이상과 자신의 권력에 도취된 인물이지만,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 전 암살당하는 비극을 맞게 된다.
손호준이 구현해 낸 시저는 처절하고 고독했다. 권력과 위엄 뒤에 감춰진 인간적인 불안과 고뇌를 세밀하게 풀어낸 그는 시저의 복합적인 감정선과 입체적인 면모를 무대 위에 섬세하게 펼쳐 보였다.

손호준의 시저는 디테일 또한 살아있었다. 단순한 정치적 상징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존재로 그려내 극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넣었으며,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보여준 묵직한 발성과 강단 있는 표현력은 서사의 중심을 단단히 지탱했다.
이렇듯 손호준은 시저의 성공적인 재해석을 통해 깊어진 연기 내공과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매 작품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을 꺼내보이는 그이기에, 앞으로도 계속될 변신과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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