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K팝 이어 'C팝' 선두주자 되나…A2O MAY 미국에서 먹히는 이유 [TEN뮤직]
이수만표 걸그룹 A2O MAY(에이투오 메이)가 현지에서만 인기를 얻은 다른 중국 아이돌과 달리, 미국 현지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A2O MAY는 두 번째 싱글 'BOSS'(보스)로 미국 메인스트림 라디오 차트에 3주 연속 진입했다. 중국 멤버로 구성된 그룹 최초 기록이자, 중국 여성 아티스트로서 최고 순위 기록이다.

'미디어베이스 톱40'은 미국과 캐나다 전역 180개 이상의 주요 라디오 방송국에서 실제로 송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순위가 집계되는 차트다. 북미 대중음악 시장의 흐름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통한다. 빌보드 또한 메인 차트 '핫 100'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라디오 송즈 차트' 산정에 이 데이터를 활용한다.
사진=그룹 A2O MAY 'BOSS'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그룹 A2O MAY 'BOSS' 뮤직비디오 캡처
'BOSS' 뮤직비디오 조회수도 발매한 지 2달이 지난 시점인 17일 기준 3020만회를 기록했다. 100만회 이상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를 가진 중국 아이돌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해외 팬 유입이 어려운 중국 아이돌 시장에 A2O MAY가 좋은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모양새다.

그간 중국 프로듀싱된 C팝 아이돌 사례는 많지만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은 적은 없다. 중국 보이그룹 TNT(时代少年团, Teens in Times)는 2019년 데뷔 이후 가장 인기 있는 그룹으로 꼽히지만,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100만회를 넘긴 사례가 없다. 2012년 데뷔한 걸그룹 SNH48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보다는 동남아, 홍콩 등지에서 인지도를 보인다. 보이시 콘셉트의 걸그룹 Fanxy Red는 뉴욕 타임스에서 '젠더 경계 파괴'로 언급된 바 있지만 여전히 미국 주류 시장에 발돋움하지 못한 상태다.

A2O MAY는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이수만 전 총괄이 세운 A2O엔터테인먼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그룹이다. 멤버는 중국 국적을 가진 천위, 쓰지에, 취창과 미국 국적의 미셰, 캣까지 총 5인으로 구성됐다. 멤버 비주얼을 확인한 대중은 전형적인 SM 덕후몰이 상으로 쓰지에를 지목했다. 데뷔한 지 만 1년도 되지 않았지만, 비주얼이나 퍼포먼스가 정돈된 느낌을 준다.

미국 라디오에서 많이 송출된 곡인 'BOSS'는 힙합에 전자음악 특성을 더한 곡이다. 강렬한 사이렌 소리가 곡 도입부터 인상적이다. 곡 자체가 크게 세련된 편은 아니며,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선배인 그룹 에스파가 데뷔하던 당시 곡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이는 이수만 전 총괄이 추구하던 강렬한 이미지의 연장선에 있다.
그룹 A2O MAY/사진=A2O MAY 공식 SNS
그룹 A2O MAY/사진=A2O MAY 공식 SNS
국내외 팬덤 반응도 엇갈린다. 국내에서는 "신선한 게 전혀 없다", "패션도 영상도 음악도 아쉬운 부분이 조금씩 다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에스파가 연상된다. 이수만표 쇠맛 그리웠다"는 반응도 일부 존재한다. 반면 해외 누리꾼들은 "옛날 이수만의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걸 지켜보는 기분", "향수 어린 분위기가 물씬 난다"는 반응을 보인다. K팝 초기 팬들의 향수를 자극한 모양새다.

그런데도 미국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멤버들의 영어 실력에 있다. 다른 중국 C팝 아이돌 곡과 달리 영어 버전(English Version)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멤버 모두가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글로벌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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