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사진=텐아시아DB, MB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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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주·박진주 하차 효과 없었다…'무도'로 퇴보한 '놀뭐', 이도저도 아닌 정체성 [TEN스타필드]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프로그램 개편에 나섰지만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여전히 인기 콘텐츠를 답습하고, '무한도전' 소재를 끌고 오는 등 퇴보한 모습에 시청률도 부진하다. 계속되는 기획력 지적에도 개편 후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놀면 뭐하니'는 지난 6월 멤버를 개편했다. 기존 멤버였던 이미주, 박진주가 지난 5월 31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하면서 유재석, 하하, 주우재, 이이경 4인 체제가 됐다. 여성 멤버가 모두 빠진 '놀면 뭐하니'가 처음으로 선보인 콘텐츠는 창고 털이었다. 6개월째 MBC 창고에 보관 중인 처치 곤란 의상을 게스트에게 파는 형식이었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인물은 김숙, 지석진, 김석훈으로, 유재석과 친밀한 관계인 만큼 신선한 케미스트리는 없었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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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놀면 뭐하니'의 게으른 기획력은 여전했다. 과거 인기 예능 소재였던 '만원의 행복'을 그대로 가져왔고, MBC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방캉스로 한회차를 소비했다. 여기에 창고 털이에 이어 '무한도전' 당시 제작된 하하 피규어 재고 처리도 이어졌다. 여성 멤버들이 빠지니 서로를 향한 조롱과 장난 수위가 훨씬 짙어졌고, 체력을 요구하는 공항 노동도 했다. 이런 탓에 현재 '놀면 뭐하니'는 마치 과거 '무한도전'을 보는 듯했다.

과거 유재석을 활용해 다양한 부캐를 만들어내며 전성기를 이끌었던 '놀면 뭐하니'. 그러나 이후 고정 멤버들을 영입하면서 정체성이 흔들렸고, 유행하는 것들을 따라 하거나 화제를 끌었던 게스트를 반복적으로 출연시키는 등 신선함 없는 콘텐츠들로 시청률 하락세를 맞았다. 현재 '놀면 뭐하니'는 평균 3%대 시청률로, 개편 이후에도 변화는 없었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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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 '놀면 뭐하니'는 대놓고 과거 영광이었던 '무한도전'을 내세우는 모양새다. 오는 12일 방송되는 '놀면 뭐하니'에서 예능 기강을 잡으러 온 '거성 박명수'와 '놀면 뭐하니?' 멤버들의 만남이 예고된 것. 직전 방송에 유재석은 '무한도전' 굿즈 재고를 처리하며 '무한도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친 바 있다.

유재석은 "마지막 회는 못 본 게 아니라 안 본 것 같다. 별로 그렇게 보고 싶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마무리에 대해 아쉬움과 이게 마지막 회는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회가 아닌 마무리 회차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놀면 뭐하니' 리뉴얼 포스터./사진제공=MBC
'놀면 뭐하니' 리뉴얼 포스터./사진제공=MBC
굿즈에 이어 박명수까지 연달아 '무한도전' 관련 콘텐츠가 이어지는 탓에 일부 시청자들은 반가움을 내비치는 한편, 반복되는 콘셉트에 지루함을 표하기도 했다. 개편 후에도 변화 없는 구성에 아쉬운 목소리도 이어졌다.

처음 기획 의도가 흐려지고 정체성이 흔들리는 건 장수 예능의 숙명이다. '놀면 뭐하니'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프로그램만의 색깔은 흐려진 탓에 개편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제작진의 고심이 깊어질 시기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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