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무사 노무진' 종영 인터뷰
2012년 데뷔한 빅스 엔, 배우 차학연으로 성장
사진=피프티원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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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가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룹 덕분에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어요. 그래서 더 멤버들과 팬들에게 잘하고 싶습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노무사 노무진' 종영 인터뷰에서 차학연이 한 말이다. 최근 큰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사자보이즈'가 "빅스를 떠올리게 한다"는 누리꾼의 반응에 그는 "멤버들이 각자 개인 활동을 바쁘게 하는 만큼 구체적인 그룹 활동 이야기를 하진 않지만, 다들 좋은 반응이라는 걸 알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얼마 전 빅스 13주년을 맞아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여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차학연은 2012년 빅스의 리더이자 메인댄서, 리드보컬로 엔이라는 활동명으로 데뷔했다. 이후 2014년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을 통해 연기에 도전했다. 첫 작품 활동을 MBC에서 시작한 그는 이후 '붉은 달 푸른 해'(2018), '내일'(2022), '조선변호사'(2023)를 거쳐 이번 '노무사 노무진'까지 총 네 작품을 MBC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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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사 노무진'은 유령이 보이는 노무사가 억울한 노동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다룬 코믹 판타지 활극. 극 중 차학연은 유쾌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을 지닌 기자 출신 크리에이터 '고견우' 역을 맡았다. 그는 노무진(정경호 분), 나희주(설인아 분)와 함께 '무진스'로 팀을 이뤄 사회의 부조리한 노동 현실을 파헤치며 정의를 실현했다.

차학연은 집안의 막내다. 형은 1976년생, 두 누나는 각각 1978년생과 1986년생이며 아버지는 1943년생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버지가 얼마 전 팔순이셨다. 가족들이 다 같이 모였는데 마침 드라마가 방영되는 날이라 본방송을 함께 시청했다. 아버지는 최근 넷플릭스로 이틀 동안 다시 정주행하셨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아버지가 드라마를 정주행하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연령대 높은 시청자들에게도 작품의 메시지가 잘 전달됐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주제지만 너무 무겁게 다가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건 자체는 묵직하지만,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으시길 바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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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사 노무진'이 많은 분께 사랑받았다 걸 가족을 통해 체감했어요. 부모님은 물론이고, 조카도 무척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고요. 조카가 누나에게 '지금 본방송 하니까 TV 켜야 한다'고 했대요(웃음)."

그는 "캐릭터 특성상 말을 빠르게 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아버지께서 '좀 천천히 말하라'고 하셨다. 아들이 화면에 더 오래 나오길 바라셨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부모님은 견우가 재롱부리는 장면마다 웃음을 터뜨리셨다. 두 분이 드라마 이야기를 나누시는 모습이 무척 따뜻하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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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차학연은 설인아와 함께 OST '달리기'를 불러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는 "조회수와 수익만 바라보고 유튜브 콘텐츠를 시도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노래 유튜브도 해봤고, 그 과정에서 OST도 직접 부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노래를 좋아하고 원래 가수이기도 하니까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었다"고 비화를 풀었다.

"두 청년이 많은 도전을 하는 것에도 의미가 크다고 느꼈습니다. 되든 안 되든 도전하는 거죠. 선곡이 '달리기'여야만 했던 의미도 있었죠. 현장에서 우리의 노동가가 돼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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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찍기 전 노무사라는 직업에 관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어요. 사건을 대본으로 접하고, 캐릭터로서 여러 배우와 호흡을 맞추다 보니, 사람들이 타인을 대할 때 너무 직업적으로만 바라봤던 건 아닌가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는 "직업 대 직업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겉으로 드러난 직업이 전부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내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얕았는지 깨달았고, 앞으로는 더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내가 느낀 메시지가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명절 때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라는 인사를 주고받잖아요. '노무사 노무진'을 찍는 시간이 제게는 그런 명절 같았어요. 그만큼 따뜻하고 포근했고 남은 게 많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떠나보내는 지금이 너무 아쉬워요. 작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 인터뷰 시간을 기다려왔어요. 저 자신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더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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