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을 만났다.
'미지의 서울'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을 한 걸 계기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다. 박보영은 극 중에서 유미지, 유미래 쌍둥이 자매와 유미지인 척하는 유미래, 유미래인 척하는 유미지까지 총 네 가지 배역을 했다.
'미지의 서울' 시청률은 첫 방송에서 3.6%를 기록한 뒤 상승세를 탔다. 시청률은 10회 만에 7%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6월 3주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박보영은 "감독님이 '1인 2역이라고 해서 너무 다르게 연기하려고 애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디테일한 차이를 두되 제가 잘 쓰지 않는 톤을 억지로 쓰는 건 지양했다. 그래서 감정 신에서도 억지로 감정을 폭발시키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저는 평소에 울음이 나와도 참고 꾹꾹 삼키는 편인데, 미지는 아이처럼 엉엉 우는 식으로 감정 표현의 기본값을 다르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외적인 차별점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미래는 점막까지 메이크업을 꼼꼼히 하는 스타일이지만, 미지는 점막을 잘 못 채운다. 아이라인도 꼬리만 살짝 흉내 내는 정도였기 때문에 클로즈업에서 눈매 분위기도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디테일이 전체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보영은 유미래와 유미지 중에서 유미지에게 유독 많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시골에서 상경해 도시 생활을 시작한 미지의 상황이 자신과도 닮아 있었다는 것. 박보영은 "미지가 한강을 좋아하지 않나. 시골에서 올라와서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을 보고 위안을 얻는 미지의 상황에 공감이 됐다"고 입을 열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메시지나 편지를 많이 찾아보는 편이에요. SNS 라이브 방송을 하다가 어떤 편지를 읽고 울었던 적도 있어요. 너무 위로되고 응원이 되는 내용이어서요. 그 편지를 모아놓는 공간이 있어요. 힘들 때마다 한 번씩 꺼내 보게 돼요. '열심히 해야지, 나아가야지' 생각하면서요."

박보영은 "매체 속 이미지와 실제 내 성격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며 "날 실제로 보면 매체를 통해 봤던 이미지와 거리가 있다고 느끼는 분이 많다. 그래서인지 강단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렇게 계속 작품을 할 수 있는 걸 보면 '내가 아주 못하고 있진 않구나' 싶어요.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싶고요.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때는 최대한 많이 받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0주년이라는 시간이 참 길긴 하지만, 돌아보면 성장해가는 과정도 나쁘지 않았어요. 앞으로 가야 할 길도 여전히 긴 것 같아요."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