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
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
블핑 로제, 미국이 사랑하는 포크 도전…'On My Mind' 협업의 의미 [TEN스타필드]
《이민경의 송라이터》
현직 싱어송라이터인 이민경 기자가 음악인의 시각에서 음악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곡의 숨겨진 의미부터 들리지 않는 비하인드까지 분석합니다.

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백인의 전유물이라고 불렸던 '포크'(Folk) 장르에 도전했다.

로제는 27일 오후 1시(국내 시각) 미국 대표 포크 가수 알렉스 워런(Alexander Warren Hughes)과 협업한 'On My Mind'(온 마이 마인드)를 공개했다. 이 음악은 리드미컬한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를 특징으로 하는 포크와 4/4박자에 따라 킥과 스네어를 힘차게 치는 록(Rock)을 합친 포크-록 장르의 곡이다. 로제는 'On My Mind'를 통해 K팝 가수 최초로 미국 포크 가수와 협업해 포크 음악을 냈다.

알렉스 워런은 2000년생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포크 싱어송라이터이자 숏폼 크리에이터다. 지난해 'Burning Down'(버닝 다운)으로 처음 빌보드 메인 차트 HOT 100에 진입했고 지난 2월 발매한 'Ordinary'(오니더리)로 빌보드 HOT 100과 글로벌 200 차트에서 1위를 달성했다.
사진=미국 대표 포크 가수 알렉스 워런
사진=미국 대표 포크 가수 알렉스 워런
로제와 알렉스 워렌의 협업 음원 'On My Mind'는 음악엔 인종적 경계가 없다는 메시지를 준단 점에서 특별하다. 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포크 장르는 점차 벽을 허물었고, 로제 역시 K팝 아티스트로서 이 장르에 발을 디뎠다.

포크 음악은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 이주 노동자와 빈민층의 삶을 노래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민속 음악이다.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흑인의 역사적 아픔을 담은 힙합처럼, 포크 역시 당시 백인 노동자 계층의 고난과 연대의 정서를 담은 음악으로 기능했다.

포크 신에서 백인 외 다른 유색 인종의 진입은 흔히 배척당했다. 유명 팝스타인 밥 딜런(Bob Dylan)에게 큰 음악적 영향을 미친 흑인 여성 포크 싱어송라이터 오데타(Odetta)는 동시대 백인 가수만큼 주류 조명을 받지 못했다.

같은 시대 미국 남부 노동자 문화에서 생겨난 또 다른 장르인 컨트리와도 비슷하다.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Beyoncé)가 내놓은 포크-컨트리 장르의 'Texas Hold 'Em'(텍사스 홀뎀)이 빌보드 컨트리 차트 1위를 차지했음에도, 오클라호마의 한 방송사는 "우리는 컨트리 음악만 틀기 때문에 비욘세는 안 된다"며 음악 송출을 거부했다.
로제/ 사진 제공= 더블랙레이블
로제/ 사진 제공= 더블랙레이블
이 가운데 포크 음악의 대표 아팉스트인 알렉스 워런은 로제를 피처링진으로 넣고 포크계로 인도했다. 로제가 전작인 정규앨범 'rosie'(로지)를 통해 '3am', 'too bad for us'(투 배드 포 어스) 등 수준급 포크 음악을 선보인 덕분으로 풀이된다. 로제의 음악 스타일은 흔히 포크 음악의 중심인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연상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로제는 'APT.'(아파트)로 빌보드 HOT 100 3위까지 올랐고, 35주 연속 해당 차트에서 순위권을 유지해 K팝 아티스트 최장 진입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다 'On My Mind'를 내며 K팝 최초로 미국 포크 신으로 본격 진입했다. 이를 통해 로제가 또 어떤 기록과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