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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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본게임."

디즈니+ 시리즈 '나인 퍼즐'은 모두 공개됐는데 주인공 손석구는 이같이 말했다. 전체 공개가 아닌 주차별 공개 방식을 취하고 있는 디즈니+의 특성상 모든 회차가 공개된 지금, 시청자들이 추리 스릴러 '나인 퍼즐' 더 몰입해서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손석구는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자신한다. 시네마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추리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총 11부작인 '나인 퍼즐'의 묘미는 추리다. 주변 사람 중 9부까지 보고 범인을 맞힌 사람은 1명뿐이었다. 미국에 사는 친구다. 주변에서 하도 못 맞히길래 맞히는 사람에겐 선물을 보낸다고 했더니 그 친구가 맞혔다"라며 웃었다.

'나인 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 윤이나(김다미 분)와 그를 용의자로 의심하는 형사 김한샘(손석구 분)이 다시 시작된 연쇄 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 손석구는 한강서 강력 2팀 형사 김한샘 역을 맡았다. 손석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추리물에 도전했다.

"저는 감정 교감이 있는 작품들을 주로 해왔고 그런 작품들을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여기서도 감정 교류는 있지만 그게 주는 아니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논리적 과정과 정보 전달이 중요해요. 한 포인트라도 시청자의 눈과 귀를 잃게 되면 다음 회차를 볼 시청자들도 잃게 되는 겁니다. 긴장하고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정교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니 연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어요.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나' 생각하기도 했죠."
사진제공=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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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김한샘은 추리 소설과 탐정 영화 마니아다. 현장에서 단서를 찾고 범인을 잡아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재밌어서 경찰이 됐다. 병적으로 꼼꼼한 완벽주의 성향의 엘리트. 다소 보수적이지만 몸에는 문신이 있고 항상 비니와 코트 차림으로 다닌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꼴통'으로 통한다.

"대본으로 처음 느꼈던 한샘의 인상은 감정의 폭이 작고 훨씬 더 모노톤 인물이었어요. 드라마에서는 좀 더 쾌남으로 나와요. 감정에 솔직해요. 좀 더 투명한 사람이죠. 외모나 말투를 봤을 때 이나가 만화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한샘도 만화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의상 같은 것도 만화적 장치를 준 거죠. 좀 독특한 사람이에요."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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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는 상대 배우 김다미의 열의 있는 면모를 칭찬하기도 했다. 김다미는 '사람 죽인 경찰'이라는 소문과 함께 10년 전 트라우마로 오랜 기간 심리 상담을 받는 중인 프로파일러를 연기했다. 손석구는 "저와 다미는 부자연스러운 걸 별로 안 좋아한다. 겉치레가 없고 담백하다"며 김다미와의 공통점에 관해 이야기했다.

"다미는 열정적이고 아이디어가 많은 친구예요. 처음부터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캐릭터가 명확했죠. 반면 저는 잘 몰랐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다미가 디테일하고 사소한 것까지 아이디어를 많이 줬죠. 덕분에 9~11부 찍을 때는 '오토 파일럿'으로 연기가 가능해졌죠."

추리물은 손석구가 그간 잘 하지 않았던 장르. 그럼에도 '나인 퍼즐'을 하기로 결심한 건 무엇보다 감독이 윤종빈이라는 점이 컸다. 그는 "윤종빈 감독님의 엄청난 팬이다. 감독님이 저를 보자고 한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추리물에 자신 없다고 했더니 자기를 믿고 오면 된다고 하더라. 도전정신도 있었지만 감독님 때문에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은 저를 잘 몰랐는데, 형수님이 저를 추천했다더라. 보통 그런 눈은 정확하지 않나"라며 웃었다.

"감독님은 한 컷 한 컷 그냥 넘어가지 않아요. 제가 감독님을 존경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번에 저는 학생으로서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작업에 임했어요. 연기뿐만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노하우, 태도 등 전반적인 걸 배운 거죠. 감독님은 제게 멘토이자 인생 선배예요. 연기 외적인 사회생활 같은 것도 감독님한테 많이 여쭤봅니다. 명쾌하게 답해주세요."
손석구 / 사진제공=스태넘
손석구 / 사진제공=스태넘
손석구는 1인 기획사 겸 제작사도 운영 중이다. 제작자로도 활동 중인 윤종빈 감독과 공감대도 있지 않을까. 두 사람이 제작과 관련해 협업을 얘기한 적 있냐는 질문에 손석구는 "감독님은 본인이 잘하시니 저와 안 하실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또한 "감독님이 없는 걸 제가 갖고 있어야 공동으로 뭘 할 텐데, 감독님한테 없으면서 저한테 있는 게 많이 없을 거다. 다 가지고 있다"며 윤 감독을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제작사로서 앞으로 계획에 대해 "올해는 우리 회사의 첫 장편 영화가 공개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올해 초에 미국 제작사와 협업해서 준비한 작품이 있어요. 제가 출연도 했어요. 오래 공들였습니다. 할리우드는 안 갔고 뉴저지에 갔어요. 인디영화예요. 할리우드라고 하면 (거대 자본이 투입된) 할리우드 스튜디오 상업 영화를 생각할까 봐…. 인디영화를 기획, 투자부터 함께하고 있습니다. 배워가면서 으쌰으쌰 하면서 했어요. 다음으로 제가 구상하고 있는 작품이 또 있습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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