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하이파이브'에서 초능력자가 된 배우 라미란은 이같이 말했다.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 라미란은 신장 이식받은 후 의문의 능력이 생긴 프레시 매니저 선녀 역을 맡았다.
"오락영화로서 시나리오로 볼 때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감독님을 믿고 선택했어요. 감독님의 전작들을 좋아해요. 평범하고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 주인공이에요. 자기도 모르게 초능력을 갖게 됐고 아직까지 제대로 쓸 줄도 모르죠. 그런 설정이 '재밌겠다', '할 수 있겠다' 저를 설득시켰죠."

"노출이 있잖아요. 이 정도면 애교죠. 그런데 좀 아슬아슬하긴 해요. (엉덩이) 골 들어가기 직전이어서. 하하하. 찍을 때 속옷을 어느 정도 끌어내려야 할지 고민했죠. 하하."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선녀는 어떤 초능력을 가졌는지 후반부에 가서야 드러난다. 극 중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잘 모르는 선녀는 "수술 후 주변에서 예뻐졌다는 소릴 많이 들었다"며 "예뻐지는 초능력인가 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선녀가 어떤 초능력을 가졌을지 추리해보는 것도 영화의 재미 중 하나다.
"다들 드러나는 능력이 있는데 저는 혼자 무언가를 보여주는 게 없으니 아쉬웠어요. 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로서 빨대 꽂는 능력밖에 없잖아요. 하하. 만일 시즌2를 하게 되면 저도 독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초능력이 있으면 좋겠어요."

"배우들은 다른 작품을 하며 시간을 보내지만 감독님이나 제작자들은 더 애가 탔을 겁니다. 시간도 돈도 멈춰있는 상태니까요. 개봉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일이 터졌을 때도 살아야 하잖아요. 잘 극복하고 자기 삶을 살아야죠. 어떤 방식으로는 값을 달게 받을 것이고. 다른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2탄을 간다면 사실 원래 멤버들이 다 같이 하는 게 가장 좋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라미란은 이번 영화를 통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는 모자(母子)로 연기 호흡을 맞췄던 안재홍을 다시 만나게 됐다. 안재홍은 폐 이식 후 남다른 폐활량을 얻게 된 작가 지망생 지성을 연기했다.
"안재홍과 이제는 로맨스를 꿈꿀 때가 되지 않았나요? 재홍이가 충분히 늙었으니까요. 하하. 포동포동하던 정봉이는 이제 남자 어른이 됐어요. '응답하라 1988'이 10년 됐고 재홍이와는 자주 만나기도 했기 때문에 오히려 공식적인 자리에서 존대하는 게 어색해요. 하하."

"다이어트는 제가 평생 입에 달고 살았는데, 이번에는 조금 심각했어요. 지난해 예능 '텐트 밖은 유럽' 촬영 갔다 오고 나서 '이러다가 앞에 7자 달겠는데?' 싶었어요. 소파에서 일어나기 싫고 무기력해지고 종일 누워서 TV만 보고 있더라고요. 저울은 계속 올라갔죠. 위기의식을 느꼈어요. 몸이 힘들고 아프더라고요. 내 인생 마지막 다이어트라고 생각하고 해보기로 했어요. 빨리 빼지 말고 천천히 조금씩 해보자고 한 게 1년 지났죠. 1년 동안 조금씩 뺐어. 한 달에 1kg씩 뺀 셈입니다. 13kg 빠졌고 3~4kg 더 빼려고 해요."
몸무게는 작품 촬영 때보다 훨씬 줄었지만 능청스러운 매력은 그대로인 라미란. 3~4kg 추가 감량 목표 달성 후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냐는 물음에 라미란은 "이제 멜로 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더 빼서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둥실둥실하고 선하고 정의로운 역할들을 주로 해왔잖아요. 뾰족하고 날카롭고 그로테스크한 역할이나 악역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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