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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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기 다른 오합지졸이 단합력 좋은 한 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유쾌하다. 초능력자가 된 다섯이 티격태격하다 결국 손발이 딱 맞으니 '하이파이브'에서 제대로 된 '짝' 소리가 난다. '유아인 리스크'는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불편감을 상쇄시켰다. 더위가 시작되는 초여름, 경쾌하고 시원스레 즐길 수 있는 만화 같은 작품이 탄생했다. 영화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다.

태권소녀 완서(이재인 분),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분), 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 선녀(라미란 분), 작업반장 약선(김희원 분), 힙스터 기동(유아인 분)의 공통점은 장기 기증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각각 심장, 폐, 신장, 간, 각막을 이식받은 후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 능력도 성격도 취향도 제각각이라 티격태격하지만 의기투합해 한 팀을 결성하기로 한다. 그런데 초능력을 얻게 된 이가 한 명 더 있었다. 췌장을 이식받은 교주 영춘(신구, 박진영 분). 그는 더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해 다른 이식자 다섯을 찾기로 한다. 팀 '하이파이브'는 절대자가 되려는 영춘에 맞서 싸운다.
'하이파이브' 포스터. / 사진제공=NEW, 안나푸르나필름
'하이파이브' 포스터. / 사진제공=NEW, 안나푸르나필름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이 영화의 특징은 평범한 사람들이 히어로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장기 기증을 받아야 했을 만큼 아픔, 결핍, 상처를 가진 허점 있는 이들이 현재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간다. 지나치게 심각하게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오락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이번 영화는 '과속스캔들', '써니', '스윙키즈' 등의 강형철 감독이 연출하고 집필한 작품이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경쾌한 액션, 재치 있는 대사, 전개에 리듬감을 더하는 음악이 영화의 판타지, 액션, 코미디가 서로 잘 어우러지도록 돕는다.
'하이파이브' 스틸. / 사진제공=NEW, 안나푸르나필름
'하이파이브' 스틸. / 사진제공=NEW, 안나푸르나필름
연기 구멍은 없다.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신구 등 코미디에 일가견 있는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자연스러운 웃음을 끌어낸다.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만화 같은 설정도 한결 친숙하게 해준다. 절대자를 꿈꾸는 사이비 교단의 교주 영춘은 박진영과 신구가 2인 1역으로 소화했다. 박진영은 신구와 대사 톤, 제스처를 맞추려고 한 노력이 엿보인다.

극 중 초능력자 중 한 명으로 유아인이 등장하는데, 마약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만큼 유감스럽다. 다만, 지난 3월 개봉한 '승부'에서 그랬듯 캐릭터에는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이밖에 영화 속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독특한 설정이 스토리에 집중력을 높인다.

괴력과 스피드를 얻은 완서, 남다른 폐활량을 얻게 된 지성, 치유 능력이 생긴 약선, 전자기파를 조종하는 기동 등 각기 다른 초능력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의 모습도 볼거리다. 선녀는 어떤 초능력을 가졌는지 후반부에 가서야 드러나기 때문에, 선녀가 가진 초능력이 무엇일지 추리해 보는 재미도 있다.

'하이파이브'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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