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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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극본 유수민 감독 유수민)이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약한영웅 Class2는 공개 이틀 만에 넷플릭스 32개국 순위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약한영웅 Class1에서 보여준 현실감을 잃었고 특징이 희석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약한영웅 Class2는 공개 3일 만에 610만회의 시청 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국내 플랫폼은 물론, 글로벌 OTT인 라쿠텐 비키(Rakuten Viki) 등에서도 흥행세를 이어가며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약한영웅 Class2는 공개 직후 Class1보다 강력해진 액션과 넓어진 세계관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Class2가 학교 폭력 문제를 중심으로 현실적인 긴장감을 조성했던 것과 달리, Class2는 비현실적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며 몰입도를 떨어뜨렸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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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등학생과 어울리지 않는 과장된 배경이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직적인 폭력 집단을 꾸린 10대 청소년들이 볼링장 운영을 하고, 다단계식 상납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번다는 설정이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공감대를 사기 어렵다.

전략적으로 두뇌 플레이를 하는 연시은(박지훈 분)의 매력이 크게 떨어진 점 역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사는 대목이다. Class1에서 연시은은 체구도 작고 전투력이 떨어지는 캐릭터였지만 공격 각도, 힘의 가속도 등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도구를 활용해 싸움 없이 이기는 모습으로 통쾌함을 안겼다.

예를 들어 연시은은 일진 전영빈(김수겸 분)과의 대치 상황에서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교실 커튼을 이용해 그의 얼굴을 감싸 시야를 차단한 뒤 그를 제압한다. 또 현역 격투기 선수인 우영(차우민 분)과의 싸움에서 주변에 있던 아령을 이용해 다리를 망가뜨린다.
사진=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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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Class2에서는 두뇌 플레이보다 체력과 힘에 의존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연시은은 유성고 일진들과 싸우는 장면에서 빠른 발놀림과 정확한 타격으로 밀어붙이는 힘 싸움을 벌인다. 또 연시은은 금성제(이준영 분)와의 대결에서 길고 날카로운 안경 다리를 사용해 금성제의 발등을 반복적으로 찌르며 싸움을 풀어나간다.

결말 역시 호불호가 갈린다. 약한영웅 Class2 마지막 장면에서는 연시은과 박후민(려운 분)이 힘을 합쳐 나백진(배나라 분) 한 명을 상대로 싸움을 벌인다. 일부 시청자들은 2:1로 싸우는 장면이 정공법보다는 '비겁한 선택'처럼 느껴져 '절반만 이긴 승부'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덕현 평론가는 "Class1이 인기있었던 이유는 오범석(홍경 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사회에서 청춘들이 겪는 아픔과 상처를 잘 구현했기 때문이다"라며 "오범석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깊이감이 단순한 액션물을 넘어 사회물의 느낌도 나게끔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비현실적인 장르라고 해도 그 안에 현실 세계가 어느 정도는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Class2에서는 비현실과 현실을 잇는 연결고리가 부족했다. 그래서 Class2가 평범한 액션물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사진=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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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약한영웅 Class2가 보여준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홀로 싸워오던 연시은이 타인과 협력하는 모습은 그의 정서적 성장과 변화를 잘 보여준다. 또 박지훈의 깊어진 내면 연기와 신예 배우 배나라, 최민영(서준태 역) 등의 활약은 Class2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평가된다.

시리즈의 흥행 속에서도 아쉬운 부분은 존재했다. '약하지만 똑똑한 영웅'이라는 주인공의 정체성이 흐려졌고, Class1에서 보여줬던 현실적인 서사 역시 힘을 잃었다. 강력해진 액션과 넓어진 세계관으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약한영웅 Class1만의 차별성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Class3이 제작된다면 단순한 스케일 확장보다 연시은이라는 캐릭터의 본질을 비롯해 서사적 현실성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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