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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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다미와 손석구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로 처음 연기 호흡을 맞췄다. 윤종빈 감독과 출연 배우들은 '나인 퍼즐'이 추리, 스릴러, 누아르 중 어느 한 장르로 정의하기 어려운 오묘한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 감독은 다이내믹한 에피소드를 만들기 위해 20년 영화 인생 인맥을 총동원했다고 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디즈니+ 시리즈 '나인 퍼즐'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윤종빈 감독과 배우 김다미, 손석구, 김성균, 현봉식이 참석했다.

'나인 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윤이나(김다미 분)와 그를 끝까지 용의자로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 분)이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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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감독은 "'나인 퍼즐'은 독특한 개성을 가진 두 인물이 연쇄살인의 범인과 배후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어떤 세계관을 만들려고 했냐는 물음에 "처음 대본을 봤을 때 흡인력 있었다. 그런데 대본을 다 읽고 났을 때 '과연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메인 캐릭터들이 독특했지만 이런 인물들이 현실에 있을 수 있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내린 결론은 '이걸 리얼리즘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보는 사람들이 갸우뚱할 수 있겠다'였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있는 만화적 세계로 이 시리즈의 톤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미술, 의상 등에서도 약간 현실과 거리감 있다는 걸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필요가 있었다. 세계관을 그런 식으로 세팅했다"고 답했다.

연출 포인트에 대해 윤 감독은 "작품 테마를 전달하기 위해 소품, 공간에 의미를 담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추리 스릴러가 묵직하면서도 현실 베이스 톤이다. 저는 그것보다 좀 더 귀엽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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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는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과 범죄분석반 소속 프로파일러 윤이나 역을 맡았다. 김다미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더라. '누가 범인일까'라는 궁금증이 커졌다. 캐릭터도 독특했다. 프로파일러라는 설정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극 중 윤이나는 소녀 시절에 멈춰있는 듯한 트라우마가 있는 캐릭터다. 김다미는 "그 시절에 멈춰있는 어린아이 같은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솔직하고 감정대로 행동한다. 어떻게 보면 멋대로일 수도 있다. 그런 성격 안에 있는 연약함이나 아픔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나는 넥타이를 많이 메고 프로파일링할 때 안경을 많이 쓴다. 헤드폰, 네일아트, 약간 삐친 머리 등 사소한 부분을 이나한테 많이 넣었다"고 캐릭터의 외형에 관해 이야기했다.

윤 감독은 "윤이나는 직설적이고 자기감정에 솔직한 인물이다. 어떤 배우가 했을 때 이 인물이 밉게 느껴지지 않을지 고민했다. 예전부터 김다미가 건강한 에너지를 가졌다고 생각했다. 김다미가 하면 사람들이 이 캐릭터를 '독특한 개성을 가졌지만 사랑스럽고 밉지 않은 인물'로 볼 것 같았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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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는 추리 소설과 탐정 영화 마니아인 한강서 강력2팀 형사 김한샘을 연기했다. 손석구는 "예전부터 윤종빈 감독의 팬이었다. 감독님이 제안해줬을 때 영광이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감독님이었다"며 윤 감독을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또한 '나인 퍼즐'에 대해 "늘 보아왔던 추리물로 단정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차별점을 꼽았다.

손석구는 김한샘 캐릭터를 "한마디로 집요한 형사"라며 "10년 동안 유일하게 풀지 못한 한 가지 사건이 있는데, 10년간 이 사건을 수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레옹처럼 비니를 쓴다. 평소 제가 비니를 즐겨 쓰는데, 형사가 비니를 쓰면 이질적이지만 재밌을 것 같았다. 감독님이 조사해봤는데 형사가 출근할 때 비니를 쓰는 게 복장 규정에 어긋나는 건 아니더라"라고 의상 비하인드를 전했다.

김다미와 손석구는 용의자와 형사에서 10년 후 프로파일러와 형사로, 의심과 공조를 오가는 독특한 관계성으로 첫 연기 호흡을 맞췄다. 극 중 윤이나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손석구는 "동네 오빠-동생도 아니고 남매도 아니고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힘든 관계다.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상상력에 맡기기로 했다. 전무후무하기에 내가 하는 게 정답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미가 아이디어를 많이 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샘에게 이나는 지켜주고 싶으면서도 타도하고 싶은 존재다. 양가적 감정이 존재한다. 티키타카가 귀엽기도 하면서 진한 의심 속에서 괴롭히기도 한다. 정의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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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균은 투철한 사명감의 한강서 강력2팀 팀장 양정호로 분했다. 김성균은 "감독님과는 '범죄와의 전쟁'으로 데뷔시켜주고 13년 만에 현장에서 재회했다. '군도'도 있었지만 그때는 제가 현장에 많이 나가지 않았다. 10여년 만에 현장에서 다시 만나니 감격스러웠다. 그런데 대본까지 줬다. 큰 역할을 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극 중 양정호를 대표하는 소품으로 '안경'을 꼽았다. 그는 "안경을 많이 챙겨야 했다. 양정호는 안경을 바르게 착용한다. 안경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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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봉식은 MZ력 충만한 한강서 강력2팀 막내 최산 역으로 출연했다. '노안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현봉식은 "그간 반장 역할만 해오다가 막내를 하게 돼서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현봉식은 "강력범들 때려잡는 멋진 형사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CCTV만 봐야 하는 막내 형사다. 워라밸도 지키고 싶어 한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실제 손석구, 김성균보다 어리다는 현봉식은 "평소 성균 형과 감독님이 저보고 MZ라고 한다. 평소 모습을 살리려고 했다"며 미소 지었다.

손석구는 헌병들의 이야기를 다룬 'D.P'에 현봉식과 함께 출연했다. '막내 현봉식'에 대해 손석구는 "귀엽다"면서도 "그래서 군대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사회 나와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군대에서 저를 괴롭혔다. 그래서 더 귀척(귀여운 척)을 하지 않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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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감독은 의외의 고충을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작품 할 때 배우들과 친해지려고 술자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손석구, 현봉식은 술을 못 마시고 김다미는 '극I'이다. 그래서 카톡으로 많이 얘기했다. 카톡으로 케미를 만들었다"며 웃었다.

'나인 퍼즐'에는 주축 배우들 외에도 몰입감이 필요한 장면에 다수의 개성 있는 배우가 등장한다. 김예원, 김응수, 노재원, 박규영, 박성웅, 백현진, 이성민, 이주영, 이희준, 지진희 등이다. 윤 감독은 "회차별 주인공이 있다. 존재감과 연기력이 필요한데 등장은 적다"며 "배우들과 식사 자리를 가지면서 출연 제의를 했다. 20년 영화 인생의 인맥들이 작품에 다 나온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윤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지 않은 작품이자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작품이다. 이에 대해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다. 제 나름대로는 안 해봤던 작업을 시도해봤다 싶은데, 어느 정도 인장이 새겨진 것 같다. 저는 언제나 새로운 작업을 꿈꾸는 사람이다. '나인 퍼즐'을 보고 새로운 작업을 해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 이어 이번 작업을 한 윤 감독은 "전작이 시리즈라 이어서 시리즈를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 생각을 잠시 접어둘 정도로 새롭고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안 해봤던 새로운 작품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손석구는 "스포일러를 조심하고 1화부터 추리하면서 보면 재밌을 것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현봉식도 "전형적인 틀을 깬 작품이다"라며 "기존 추리물과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나인 퍼즐'은 디즈니+에서는 오는 21일 공개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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