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A 토일드라마 ‘마녀’ 3회에서는 미정(노정의)이 마녀가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증명하겠다고 동진(박진영)이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 계기가 드러나며 미스터리 로맨스에 몰입감을 높였다. 태백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 사고들이 미정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통계학과에 진학한 동진. 통계로 꼭 풀어야 할 인생의 숙제를 위해 ‘마녀의 존재 부정’ 리포트도 작성했다. 동진은 그 리포트를 미정에게 보여줄 심산이었다. 그리고 공부를 잘 했던 미정이 꼭 수능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 학기 중 여러 알바까지 하며 산 참고서와 인강 수강권도 전달하려 했다.

그렇게 끝인 줄 알았는데, 개학 후 통계학과 교수 정식(진선규)이 동진을 호출해 리포트에 대해 지적했다. 이미 마녀가 아니라는 답을 정해놓고 통계를 꿰맞춘 그의 리포트는 오류투성이라는 것. 이에 동진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정식이 준 체크 리스트 질문들을 검증해갔다. 미정이 마녀가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서였는데, 동진은 확인할수록 불편한 진실과 마주했다. 그저 우연의 일치인 줄 알았던 모든 사건 사고의 유일한 공통분모는 미정뿐이었던 것. 미정이 정말 마녀이든 그렇지 않든, 이 사건에 연관되어 있는 건 분명했다. 하지만 도저히 이를 증명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해 또다시 쓰라린 좌절을 맛본 동진이었다.

미정이 동네 남학생들을 홀리고 다니는 ‘마녀’라는 소문을 접한 미숙은 아들의 방 서랍에서 그녀의 사진을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 역시 다치거나 죽은 남학생들처럼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결국 동네 엄마들을 대동해 미정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잔뜩 격양돼 미정의 집 대문을 두드렸던 미숙이 마주한 건 한껏 위축되고 상처받은 미정이었다. 막상 먼저 머리를 숙이며 마을을 떠나겠다고 말하는 미정이 한편으론 안쓰러웠다.
그렇게 아는 사람도, 갈 곳도 없었던 미정이 마을을 떠나자 미숙의 마음 한 편엔 죄책감이 자리잡았다. 그래서 아무도 매매하지 않으려는 그녀의 집과 밭도 샀다. 계약서를 핑계로 얼굴을 보면 미안하다고, 다시 마을로 돌아오라고 말하려 했지만 미정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게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응어리로 남은 미숙은 동진에게 “엄마 대신 네가 그 아이를 만나게 된다면 미안하다고 꼭 좀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엄마의 장례식 후, 유품을 정리하던 동진은 자신이 잊고 있었던 것들을 찾았다. 대학생 시절 미정의 집에 버려두고 온 책들과 리포트를 다시 가져온 미숙이 이를 고이 보관하고 있었던 것. 미숙이 읽기엔 무슨 말인지도 모를 동진의 리포트에는 도대체 얼마나 읽었는지 그녀의 손때가 잔뜩 묻어 있었다. 미숙은 미정이 마녀가 아니라는 동진의 오류투성이 통계를 믿고 있었다. 태백에서 일어난 사건의 중심에 있는 미정은 정말 마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의 간절한 바람처럼 내가 반드시 당신이 마녀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겠다”는 동진은 다시금 인생의 숙제를 붙잡으며, 시리도록 아름다운 구원 서사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

이에 김태균 감독은 “미정은 누군가 자신에게 다가오면 죽거나 다치게 되는 상황이 두려워 사람들과 멀어졌다. 동진은 미정이 죽음의 법칙을 밝혀 나가는 과정을 안다면 자신 때문에 또 누군가 희생될까 말릴 것을 알기에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법칙을 세우고 증명을 해 나가야만 한다”는 앞으로의 전개 포인트를 짚으며 “동진의 관점에서 그 법칙을 어떻게 풀어나가게 될 것인지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채널A ‘마녀’ 4회는 23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된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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