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 장인' 박형식이 허준호와 함께 강렬하고 시원한 전개의 복수극으로 돌아온다. SBS와는 드라마 '상류사회'(2015) 이후 10년 만이다. 박형식이 역사 깊은 SBS 금토드라마의 흥행세에 힘입어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보물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진창규 감독과 배우 박형식, 허준호, 이해연, 홍화연이 참석했다.

'보물섬'은 2조원의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 분)가 자신을 죽인 절대 악과 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인생 복수극이다. ‘돈꽃’ 이명희 작가와 ‘군검사 도베르만’ 진창규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박형식은 야망으로 똘똘 뭉친 대산그룹 회장비서실 대외협력팀장 서동주 역을 연기한다.

올해 33세가 된 박형식은 '상속자들'(2013), '상류사회'(2015), '힘쎈여자 도봉순'(2017) 등 다양한 작품에서 특유의 훈훈하고 다정한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그는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이번 캐릭터는 야망과 욕심으로 가득하다.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연기 변신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보물섬의 메가폰을 잡은 진창규 감독은 "박형식 씨가 '제국의 아이들'로 활동할 때부터 눈여겨봤다. 연기를 시작한 후 '상류사회'에 출연했을 때가 기억에 남았다. 그때도 약간의 변신이 있었는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도 대본 보면서 단번에 떠올랐다"면서 "박형식 씨가 남성적인 역할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만약 한다면 나랑 같이 '보물섬'에서 보여주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하는 욕심과 자신감이 있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박형식과 첫 호흡을 맞춘 허준호는 어느덧 데뷔 39주년을 맞았다. 그는 '보물섬'에서 킹메이커를 조종하는 실세 중의 실세, 염장선으로 분한다.

그는 작품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사람 때문이었다"며 "'올인'과 '주몽' 때 같이 일했던 제작사 대표 2명이 어느날 소속사를 말도 없이 찾아왔다. 20년 전 친구 2명을 오랜만에 만나니까 뭉클했고 대본 보기도 전에 마음이 동했다"고 말했다.

허준호는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는 악역 전문 배우다. 평소 악역 연기를 할 때면 몰입과 집중을 위해 배우들 간 교류를 차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대본 받고 나서 아차 싶었다. '이 작품을 왜 한다고 했을까'라는 생각부터 '이 역할을 어떻게 소화해야 될까'라는 고민도 했다"며 "그래서 이번에도 대본 연습할 때 배우들한테 집중하기 위해 대화를 하지 않아도 오해하지 말라고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너무 힘들어서 약속을 못 지켰다. 스스로 연기하고 나서도 닭살이 돋고 자꾸 의문점이 드니까 그걸 감추기 위해 배우들과 진창규 감독을 괴롭혔다. 한마디로 수다쟁이가 됐다. 딱히 해소 방법이 없어서 촬영 마지막날까지 대본과 씨름했다"고 덧붙였다.

SBS는 금토드라마에서 시청률 강세를 보여왔다. 이러한 명맥을 '보물섬'이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배우 이해영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해영은 극 중 대산그룹의 맏사위이자 대산에너지 사장 허일도 역을 맡았다. 그는 "보물섬은 어렵지 않은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인물들의 성격과 서사, 그리고 중심 사건이 잘 어우러져서 시청자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보물섬의 촬영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1년 가까이 진행됐다. 박형식은 극 중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되는 액션과 함께 물고문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그는 "신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았다"며 "'내가 이런 역할과 이런 감정을 다 소화해보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 정도로 고된 작업이었다. 신체와 정신 모두 고통받는 서동주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동주가 고통 속에서도 고난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같이 지켜보면 더욱 재밌고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준호는 "이외에도 우현, 김정난, 홍수현 등 주옥 같은 배우들이 많다. 특히 우현 씨는 기대해도 좋을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고 기대를 더했다. 또 이해영은 "속도감 있는 전개라, 1화 엔딩과 3화에서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다"고 귀띔했다.

행사 내내 호탕한 웃음을 보여준 박형식은 "보물섬은 각자의 인생 목표라고 비유할 수 있다. 인물들이 각자의 보물섬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가 현실에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다룬 이야기니까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며 관심을 요청했다.

허준호도 "그동안 SBS 금토드라마가 잔잔하고 단맛이었다면 매운맛이 들어올 때가 됐다. 다른 장르로서 시청자들도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물섬’은 21일 오후 10시 SBS에서 첫 방송된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