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NA, SBS Plus '나는 SOLO'/24기 영식 SNS 캡처
사진=ENA, SBS Plus '나는 SOLO'/24기 영식 SNS 캡처
ENA, SBS Plus 연애 예능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솔로)의 연출 방식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출연자가 온라인에서 인신공격을 당하고 있기 때문. 제작진이 출연자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악마의 편집'을 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일 방송된 나는솔로 188회에서는 24기 영식이 술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옥순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당시 옥순은 광수를 제외한 다섯 명의 남성에게 선택받아 5:1 데이트를 했다. 그러던 중 영식은 휴대폰에 적어온 고백 멘트를 읽기 시작했다. 감정이 북받친 듯 목소리가 떨렸고, 끝내 영식은 오열했다. 그 과정에서 그의 목소리가 삑사리(음 이탈)를 냈고, 현장에 있던 출연진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반응을 못 했다. 방송 후 영식의 이런 모습은 SNS에서 조롱거리가 됐다.
사진=ENA, SBS Plus '나는 SOLO' 캡처
사진=ENA, SBS Plus '나는 SOLO' 캡처
이 프로그램 제작진은 24기 방송 초반부터 영식을 화제로 만들고 싶어한 모양새였다. 그가 눈물 흘리는 장면을 예고편으로 내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제작진의 의도는 제대로 먹혔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시청자들은 영식에 SNS에 수위 높은 악플을 달기 시작했다. 영식이 인터뷰 중 양 입가에 침이 고여가며 말하는 장면을 두고는 "거품 물고 얘기한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사진=24기 영식 SNS 캡처
사진=24기 영식 SNS 캡처
8급 토목직 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영식은 결국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당시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감정이 폭발했다"며 "'모솔찐따'의 모습을 기억하고 반성하며 개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스토킹 살인, 범죄자 취급 등 도를 넘은 비난은 자제해달라. 많이 힘들다"고 했다.

여론이 이렇게까지 치달은 이유는 뭘까. 영식의 어리숙한 모습을 제작진이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기 때문이다.

영식에게 다소 어리숙한 면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영상을 편집한 게 그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에게 출연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지, 화제를 만드는 데만 급급한 건 아닌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ENA, SBS Plus '나는 SOLO' 캡처
사진=ENA, SBS Plus '나는 SOLO' 캡처
나는솔로는 지난해 방송된 19기 모태솔로 특집에서도 "출연자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영철은 "영숙을 알아가고 싶다. 차분하고 잘 조련할 것 같다. 가랑이 밑으로 기어가라고 하면 기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를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 데이트 도중 영철이 트림하는 장면 역시 자르지 않았다. 이 장면은 SNS에서 조롱거리가 됐다.
사진=ENA, SBS Plus '나는 SOLO' 캡처
사진=ENA, SBS Plus '나는 SOLO' 캡처
출연자들은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해 진중한 각오로 나는솔로에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제작진이 출연자를 희화화하는 방식으로 연출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제작진이 화제를 만드는 데 급급해 출연자의 이미지와 정신적 고통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나는솔로 역시 짝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비연예인 출연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만큼 출연자 보호를 위한 제작진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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