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진희가 5일 KBS 2TV 수목드라마 '킥킥킥킥' 제작발표회에서 "예전부터 늘 '시트콤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해왔다"며 "평소 좋아해 온 장르인 만큼 부족하지만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 시트콤에서 내 캐릭터는 진지하고 엉뚱한 매력이 있다. 개그 담당이다.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이미지의 대변신을 예고했다. 지진희는 그동안 작품 속에서 무게감 있는 역할을 주로 했는데, 이번에는 달라지겠다는 얘기다.
지진희는 지난해 9월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도 시트콤 도전 의지를 밝혔다. 당시 그는 "늘 하고 싶었던 건 시트콤"이라며 "저 또한 어두운 시기가 있었는데 당시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개그맨이 아니기 때문에 코미디는 어려울 것 같고 시트콤 연기는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진희는 지난해 JTBC 드라마 '가족X멜로'에서 로맨스 코미디 연기를 보여준 적은 있다. 로맨스가 빠진 순수 시트콤에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는 배우 이규형 또한 데뷔 이래 첫 시트콤이다.

지진희는 킥킥킥킥으로 KBS와 10년 만에 재회한다. 지진희는 1999년 KBS 드라마 '초대'를 시작으로 '여비서'(2000), '결혼 못하는 남자'(2009)에서 주연을 맡고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에 특별출연했다. 특히 '결혼 못하는 남자'로 KBS 연기대상 미니시리즈 부문에서 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KBS는 지상파 3사 중 유독 시트콤에 약하다. 1997년 첫 시트콤 '마주보며 사랑하며' 편성 이후 '달려라 울엄마'(2003), '올드미스 다이어리'(2004)를 제외하고는 시트콤에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시트콤에서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KBS는 지난해 9월 '시트콤 원조' 이순재의 휴먼 코미디극 '개소리'를 방영했다.
문제는 방송국 전체의 '시트콤 가뭄'이다. '19금 베드신'과 '사이다 전개' 등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률 경쟁을 하는 드라마 세계에서 순수 웃음을 위한 시트콤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베테랑 배우 지진희라도 새로운 도전이 쉽지 않을 거라는 지적도 있다.

이 프로그램을 맡은 구성준 PD는 한 인터뷰에서 "극 중 지진희는 진정성 있는 사람이다. 본인은 진지한데 그렇지 못한 외부의 상황과 인물들이 빚어내는 아이러니가 웃음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이규형은 이날 '킥킥킥킥' 제작발표회에서 "지진희 선배는 평소 진지한 이미지이고 목소리도 좋지만 촬영장에서 깜짝 놀랐다. 여러분이 뭘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재밌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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