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장원삼은 "이렇게 좋은 날에 내가 와서 괜히 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최강야구' 제작진이랑 감독님, 코치님, 동료 선수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 하고 나온 것 같다. 죄송스럽다는 말을 여기서 하고 싶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주운전 사건 이후로 조용하게 집에서 반성하면서 두 달째 자숙하고 있다. 나도 그 사건을 통해서 많이 반성하고 있으니까 알아주셨으면 한다"라고 마음을 밝혔다. 제작진은 다섯 달간의 자숙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인지 당시 장원삼의 말들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
장원삼은 지난해 8월 17일 낮 부산 수영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추돌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장원삼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장원삼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트라이아웃에 장원삼이 도전하는 것에 야구계 동료들은 박수를 보냈다. 선배인 박용택은 "트라이아웃에서 장원삼 선수 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장원삼의 참여를 못 박았다. 정근우는 "트라이아웃 날짜 나오면 알려주겠다"며 환영했다. 유희관이 "나는 (트라이아웃) 냉정하게 본다"고 하자 정근우가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유희관을 심사위원에서 빼달라"고 요구하며 장원삼의 복귀를 지지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기도 했다.
장원삼을 포함해 최강 몬스터즈 선수들의 다수는 은퇴한 프로야구 레전드들이다. 야구계에는 매년 음주운전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음주운전 후 다섯달 만에 복귀에 나서는 장원삼에게 자숙을 더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장원삼에게 따끔한 말을 하는 이 하나 없다는 것이 서로 감싸주는 야구 카르텔을 보는 듯했다.

KBO 규약 제151조에 따르면 "면허정지는 70경기 출장정지, 면허취소는 1년 실격, 2회 음주운전 발생 시 5년 실격, 3회 이상 음주운전 발생 시 영구 실격 처분의 제재"가 부과된다. 장원삼은 음주운전 적발 당시 운전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KBO에 있었어도 최소 1년의 자숙기간을 가졌어야 하는 그가 고작 다섯달 만에 방송에 얼굴을 비춘 것은 성급한 결정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김자윤 텐아시아 기자 kjy@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