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는 캐릭터 역시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다. 특히 모두가 아는 유명한 인물을 연기할 때면 비주얼에 많은 신경을 쓴다.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 강도 높은 분장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들이 있다. 유재명은 '행복의 나라'에서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합수부장 전상두 역을 맡았다. 전두환의 이미지는 워낙 강해 유재명 역시 고사한 인물이다. 그는 "아시다시피 득정 이미지가 있는 캐릭터라서 정중히 거절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머리까지 민 유재명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야욕 가득한 표정, M자 이마는 우리가 사진, 영상으로 본 전두환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함께 작품에 출연한 조정석은 유재명의 분장을 보고 무서웠다고 표현했으며 송중기는 섬뜩했다고 전했다.

조정석은 스스로 여장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플러팅 당하는 장면도 있어서 당연히 예뻐야 했다. 아내도 예쁘다고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7kg 감량했다고 밝혔다.
박성웅도 데뷔 이후 첫 여장에 도전해 파격 변신을 선보였다. 그는 '필사의 추격'에서 사기꾼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 여장, 해녀 분장을 해봤다"라며 "여성용 속옷 브래지어를 착용했는데 너무 답답했다. 여자분들 존경한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물론 연기력이 기본이지만 비주얼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의 설정에 맞춰 다이어트나 체중 증량을 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분장 역시 관객들이 영화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중 하나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이들이 분장에 힘을 쓴 이유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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