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열린 '나쁜 기억 지우개' 제작발표회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은 김재중은 "촬영 당시 대작, 장르물 위주 작품이 많았던 시기였다. 마침 '로코'의 붐이 부는 시기에 론칭할 수 있어 기쁘다. 촬영을 마치고 편성되기까지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분투해서 찍은 작품인 만큼 기쁜 마음이 크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작품에 대한 업계의 우려는 상당했다. 여자 주인공인 진세연은 다수의 출연작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고 김재중은 배우보다 가수로서 이름을 날린 터. 작품 활동 경험이 적었기에 연기력에 대한 보장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MBN은 '나쁜 기억 지우개'를 통해 젊은 세대까지 시청층 확대를 노렸으나, 6회 방영분의 시청률을 보아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0%대라는 기록은 기존 주시청층에게까지 외면 당한 셈이다.

'우연일까?' 편성이 확정됐을 당시 채종협이 TBS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로 일본 내 한류 열풍을 일으킨 시점이었고, 동일한 시간대 같은 채널에서 방송한 전작 '선재 업고 튀어'가 대박을 터트렸다. 그만큼 '우연일까?'에 쏠린 기대는 상당했다.
그러나 '우연일까?' 1회 시청률 3.9%를 기록한 후 반등 없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방송 내내 2%대 후반과 3%대 초반을 오가다가 마지막 회에선 3.1%로 소리소문없이 매듭지었다. '우연일까?'의 부진 원인에 관해선 10년 만에 첫사랑과 우연히 재회해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가 진부했고, 잔잔한 연출력이 몰입도를 높이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백설공주'와 '나쁜 기억 지우개'는 금, 토요일 오후 10시대에 방송하는 작품이다. 안타깝게도 시청률 17.7%까지 고공행진 중인 SBS 드라마 '굿파트너'와 동시간대 방영하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매회 호평을 자아내고 있는 '굿파트너'의 추세를 봤을 때, '백설공주'와 '나쁜 기억 지우개'는 남은 회차 동안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
편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린 만큼 많은 이들의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아쉬울 따름이다. 이 작품들에서는 묵혀 있다 나온 보람보다 묵힐 수밖에 없던 이유가 드러났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