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통상 여름 극장 성수기를 노리고 대작들이 치열하게 대결을 펼쳤다. 지난해만 해도 '밀수', '비공식작전',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제작비가 100억을 훨씬 넘는 작품들이 관객들을 맞이했다.
다만 손익분기점을 작품은 '밀수'와 '콘크리트 유토피아' 뿐이다. 제작비 290억원을 쏟아부은 '더 문'은 51만 명, 200억을 쓴 '비공식작전'은 105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 참패했다.
대작이라는 이유로 잠깐의 관심을 끌 순 있지만, 실제 관람까지 이어지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시기도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여름 성수기뿐만 아니라, 명절 연휴 대목도 마찬가지다. 올해 설 연휴를 노리고 개봉한 '도그데이즈', '데드맨' 등 모두 씁쓸한 성적을 받았다. 지난해 '교섭', '유령' 등 대작들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성수기에 개봉하는 '파일럿'은 제작비 100억원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엑시트'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조정석 주연 코미디 영화다. '파일럿'은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예고편부터 조정석의 여장으로 화제다. 조정석은 여장 연기를 위해 "7kg 감량했고 날렵한 턱선은 지압과 림프선 마사지로 만들었다. '저탄고지' 식단으로 관리했다"고 밝혔다.

'행복의 나라'도 이선균의 유작이다. 이미 '파일럿'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조정석도 출연한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대통령 암살사건 재판에서 단 한번의 선고로 생사가 결정될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고 이선균은 극중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에 휘말린 강직한 군인 '박태주'로 등장한다.
더불어 한국 공포 영화가 없다는 것도 눈에 띈다. '파묘' 성공 이후 공포보다는 오컬트를 소재로 한 작품이 강세다. 지난해와는 다른 전략을 세운 배급사들의 선택이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모아 최소 '중박'은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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