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한 시청률, 유튜브 상에서 100만뷰 기록할 정도 화제인 '개그콘서트'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히트 코너들이 많았던 '개그콘서트'는 부진한 시청률과 새로운 콘텐츠의 등장에 힘을 쓰지 못했다. 그간 '키컸으면', '시청률의 제왕', '복숭아 학당', '고음불가', '대화가 필요해' 등의 간판 코너가 많았지만, 이후에는 시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대중들에게 외면받았다.

때문에 2020년 5월 14일 잠정 휴식기를 갖다가 2023년 11월 다시 복귀한 '개그콘서트'에 많은 기대와 관심이 쏠렸다.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다시 이어가는 것에 대한 것과 과연 지금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점이 대두되었던 것. '개그콘서트' 기자 간담회에서 조현아 KBS 예능센터장은 "개콘'을 시작하게 된 게 감개무량하다. 시작한 뒤 여러 우려와 걱정이 있었으나, 잘 견디고 준비해 준 출연자들과 CP, PD에게 감사하다. 다시 시작이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여러분들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지난 3월부터 기존 방송 시간대인 일요일 오후 10시 25분에서 10분 앞당긴 '개그콘서트'는 서서히 시청률이 상승하는 모양새다. 2024년도 1월 7일 3.3%, 1월 14일 3.7%, 1월 21일 3.4%, 1월 28일 4.1%, 2월 4일 3.2%, 2월 18일 3.7%, 2월 25일 2.9%, 3월 3일 4.1%를 기록했다. 3월을 맞으며 다시 4%대 시청률로 돌입한 것이다. 10시 15분이 개그콘서트에 유리한 시간대가 아님을 고려하면 4%대 진입 자체로 상징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시청률에서 부진했던 '개그콘서트'는 유튜브와 숏폼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공영방송 특성상 편집이 되어야 했던 무삭제 버전이 온라인상에 공개되면서 화제가 된 것이다. 인기 코너인 '데프콘 어때요'는 100만뷰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프로는 올릴 때마다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개그맨 신윤승과 조수연이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썼던 소재로, 소개팅 자리를 배경으로 두 사람이 투닥투닥거리는 내용을 닮고 있다. 소개팅녀인 신윤승은 "데프콘을 닮은 여자는 어떠냐"라고 대놓고 물어보고, 소개팅남 신윤승은 맘에 들지 않아서 피하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피하지 못한다.

'바디언즈'는 출연자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으며 미니언즈를 패러디했고, '심곡파출서'는 파출소를 배경으로 경관들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오는 10일 방송되는 '개그콘서트' 1066회에서는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을 패러디할 예정이다. 33기 신인 개그맨 장현욱은 '파묘'의 배우 최민식이 맡았던 풍수사 역으로 등장한다. 배우 김고은이 맡았던 무당 이화림이 한 대살굿 장면 역시 재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개그는 시대의 현상을 반영하는 하나의 창이다. 그간 '개그콘서트'는 사회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대중의 목소리를 반영해 변화를 꾀했다. 유튜브나 숏폼에서 화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히 콘텐츠 자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대중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가 아닐까. 4%대로 시청률이 반등하고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는 만큼 '개그콘서트'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날을 기대해 볼 만 하다. 필요한 것은 방송 시간대 조정 등을 통해 개그콘서트가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뿐이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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