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막장 스토리에 좋은 소재 망친 '마에스트라'
성장 대신 범죄, 범죄 집단 된 필하모니
막장 스토리에 좋은 소재 망친 '마에스트라'
성장 대신 범죄, 범죄 집단 된 필하모니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음악드라마로 웅장하게 시작됐지만, 불륜으로 시작된 어긋난 음정들은 마약과 살인, 독극물 등 막장 요소들이 더해지며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국내 필하모니와 여성 지휘자라는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고작 '범죄'와 '막장'의 수단으로만 이용한 tvN 토일드라마 '마이스트라'.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보다 범인 찾기 놀이에만 빠져 중요한 것들을 놓친 결말에 이영애의 노력이 아까울 정도다.
'마에스트라'는 방송 전부터 김명민 주연의 '베토벤 바이러스'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두 작품 모두 지휘자를 전면에 내세운 음악드라마기 때문. 이영애는 제작발표회에서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차세음 캐릭터를 위해 장장 1년여에 걸쳐 준비했다며 "이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기대해도 좋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었다.
그의 말대로 이영애는 이 작품을 위해 지휘뿐만 아니라 바이올린 연주 연기도 연습했다. 재작년 11월부터 지휘자 진솔 코치 아래 연습에 매진, 주 2~3회씩 대본에 나오는 곡을 배웠다. 지휘 연습을 하며 체력적으로도 힘이 많이 들어가 앓아누운 적도 있었다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러나 호평은 오래가지 못했다. 4회 만에 불륜부터 혼외임신, 불치병까지 등장하며 작품을 향한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엇갈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뻔한 막장 스토리가 좋은 소재를 망쳤다며 실망스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루나는 극 초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뛰어난 실력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등장했다. 어린 나이에 악장을 맡아 눈치를 받는 상황속에서도 차세음을 향한 믿음으로 앞으로 향해 나가는 캐릭터였다.

이영애가 1년 넘도록 노력한 지휘 역시 방송 초반 장면 이후 힘을 받지 못했다. 이럴 거였으면 그토록 열심히 했나 싶을 정도다. 마에스트라는 잊혀지고 살인범만 남았다. 이영애로 시작했지만, 마지막 주인공은 황보름별이 된 셈이다.
이영애의 변신과 연기는 놀라웠다. '구경이'에 이어 '마에스트라'까지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노력이 길을 잃은 작품에 묻힌 게 아쉬울 따름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