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개월 중 12개월 간 회사에서 지원한 식비는 0원이다. 뿐만 아니라 데뷔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22년 10월부터는 매니저가 식사를 제공했는데, 정산 내역에서 직원과 멤버의 식비를 구분할 수 없게 돼있다. 그러나 실상 어트랙트가 부담한 비용은 없다. 726만 원의 비용을 멤버별로 정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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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멤버들과 가족들은 이 같은 식단 문제가 부실하며 멤버들의 건강을 해칠 것을 우려했다. 실제 2021년 하반기 트레이너의 피드백 내용을 살펴보면 '단백질, 야채 부족. 아침 챙겨주세요. 영양소 공급 부족, 필수영양소는 섭취 필요. 곤약젤리는 간식으로만 섭취, 식사 대용으로는 안 된다' 등 영양 부족에 대한 언급도 나와있다. 멤버들과 가족이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하자, 2022년 6월에 가서야 영양사와 한 차례 상담을 했다. 이후 멤버들은 그해 8월부터 7개월간 근처 샐러드전문점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멤버 1명당 하루에 1만 원으로 제한된 금액이었다. 이 가운데 2023년에는 아티스트 식단 정산 비용에서 직원 식대를 아티스트에게 전가했다.
피프티 피프티 소송대리인 유영석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소속사는 멤버별로 식단표만 쥐어줬을 뿐, 식재료 구입, 조리, 식사는 대부분 멤버들이 스스로 해결하고 사진 촬영으로 회사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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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 결과 해당 사건은 2021년 7월 6일 강남트레이닝센터에서 벌어진 일. 회사 관계자들이 숙소에 있던 당시 연습생이었던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개인물품과 쓰레기통을 뒤져서 나온 물건들을 센터로 가져와서 바닥에 펼쳐 놓고 멤버들을 불러 혼낸 일이다.
피프티 피프티 측 관계자는 "2021년 7월은 어트랙트와 더기버스가 한 몸으로 움직인 시점으로, 멤버들은 두 회사 구분을 의식하지도 않았다. 두 회사를 구분해 누가 더 나쁜 짓을 했는지 비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더기버스 직원과 어트랙트 직원이 같이 멤버들을 과도하게 통제한 것"이라며 "팩트는 소속사 직원들이 떼로 연습생들을 불러다 세워놓고 막말하면서 혼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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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문제에 대해 걸그룹을 실제 키워낸 한 중소기획사 대표는 "중소형사에서는 아이돌을 일일히 관리하기 어렵고, 또 너무 풀어주면 관리가 안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회사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과 자원을 투입해 아이돌을 육성하는데, 아이돌들의 자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곧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인식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식단 관리 등은 소속사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문제지만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방식은 전형적인 구시대적 매니지먼트"라며 "이번 사태의 본질도 여기에 있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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