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봉하는 디즈니·픽사 신작 '루카'
해변 마을로 올라온 바다 괴물 소년의 모험기
'조명 담당' 韓애니메이터 "빨래 그림자도 신경 써"
'레이아웃 담당' 韓애니메이터 "'기생충' 상영 때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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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 개봉하는 디즈니·픽사 영화 '루카'에서 주인공 루카의 모습이다. '루카'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나고 자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자신의 유년시절 경험을 담아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이탈리아 북서부에 있는 리비에라 지역의 해변 마을인 친퀘 테레를 배경으로 했다. 청량감 넘치는 장면들과 순수하고 선한 주인공들의 모습이 행복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9일 '루카'에 참여한 애니메이터인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와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를 화상 연결을 통해 만났다. 조 마스터 라이터는 3D 공간에 빛을 넣어 시간과 장소, 분위기를 연출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작품 속 배경이 되는 세트를 영상에 구현하는 역할을 했다. 일반 영화로 따지자면 조 마스터 라이터는 조명팀,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촬영팀 소속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오프닝 시퀀스를 인상 깊은 시퀀스로 꼽으며 장면 구현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 시퀀스는 영화의 다른 장면들과는 달리 미스터리한 느낌이다. 밤 낚시하는 선상에서 물건들이 어떤 식으로 정렬돼야 하는지, 그림자가 어떤 식으로 가려져야 더 생생한지를 신경 썼다"고 말했다. 또한 "제가 실제로 낚시가 취미라 감독님에게 조언을 드리기도 하며 디테일하게 작업했다"고 전했다.

'루카'는 코로나로 인해 작업 전반이 직원들의 재택근무로 이뤄진 작품이다.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작업 중에 클로즈업 샷을 큰 화면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집에서는 아무리 큰 모니터로 본다 해도 이 작업이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슈퍼바이저만 가서 체크했다가 나중에는 VR(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극장에서 보는 것 같은 환경에서 장면을 확인했다"고 재택근무 중 겪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조 마스터 라이터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하루 세 끼를 함께 먹으면서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는 부분은 만족스러웠다"며 재택근무의 장점을 꼽았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의 추억과 한국만의 문화를 담아낼 수 있는 작품도 만들고 싶은 바람도 드러냈다. 조 마스터 라이터는 "어릴 적 놀이터에서 친구와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는데, 돌멩이를 갖고 놀고 모래에 그림을 그리는 추억을 담은 작품을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한국은 전쟁 이후 가파르게 성장한 특이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다른 나라에선 볼 수 없는 역동성과, 빠른 발전 속에 발생한 세대 및 지역 갈등, 그리고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해나가는 모습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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