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X박보검 주연 '서복
4월 15일 극장·티빙 동시 공개
공유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이용주 감독 "두려움 이야기한 작품"
4월 15일 극장·티빙 동시 공개
공유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이용주 감독 "두려움 이야기한 작품"

영화 '서복'을 연출하고 각본을 쓴 이용주 감독은 12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복'은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이 생애 마지막 임무로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의 경호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이용주 감독과 배우 공유, 조우진, 장영남이 참석했다.
이번 영화에서 공유는 전직 정보국 요원 민기헌 역을 맡았다. 박보검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연기했다. 박보검은 현재 군복무를 하고 있어 이날 함께하지 못했다.
이번 영화는 2012년 개봉한 '건축학개론'의 이 감독 차기작이다. 이 감독은 공포물 '불신지옥', 멜로 '건축학개론'에 이어 이번에 공상과학(SF)를 선보이게 됐다. 이 감독은 "장르는 이야기의 외피다. 일부러 장르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 영화였던 '불신지옥'의 테마가 두려움이었다. 그 주제를 '건축학개론' 이후 조금 더 확장해보고 싶었다"며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로 줄거리를 만들다보니 SF라는 장르가 적합해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서복'이 마블 시리즈를 연상시킬까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두려움을 얘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제인간 소재의 영화는 보통 복제인간이 주인공이지만 제게는 민기헌이 서복을 보는 시선이 중요했다. 죽음을 앞둔 민기헌이 헛된 희망을 품고 믿음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서복에게 구원 받는다는 점이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했다. 복제인간을 보는 동행인, 그 동행인이 관객의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을 내놓기까지 공백이 있었던 건 "시나리오를 쓰는 데 시간이 꽤 걸린 게 크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공유 역시 "반대에 있는 인물이 만나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라며 "관객들이 기헌의 입장이 돼서 서복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만약 관객들이 기헌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생각하게 하는 게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극 중 민기헌과 서복이 동행하는 과정에서 만들어가는 끈끈한 우정도 관전 포인트다. 공유는 "보검 씨와 어떤 걸 의도하고 연기하진 않았다. 저는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서복을 바라보고 느꼈다. 주어진 상황에 충실했다"며 "동행 속에서 낯설고 이해할 수 없던 존재의 서복에게 연민이 생기고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서 박보검이 연기하는 서복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실험체'처럼 묘사된다. 이 감독은 "사람 같지 않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검 씨에게 호감인지 비호감인지 잘 모르는 것처럼, 겁을 먹은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표현해달라고 했다. 그 경계에 서서 감정을 뻬달라고 요청했는데 그게 더 힘든 경우도 있다"며 "보검 씨도 그 부분에 고민했는데 찍으면서 무사히 넘어간 것 같다"고 전했다.

조우진은 서복의 존재를 은폐하려는 정보국 요원 안익현 부장 역을 맡았다. 조우진은 공유와 드라마 '도깨비'에도 함께 출연한 바 있다. 조우진은 "공유가 제가 있어서 믿는다고 했다고 들어서 부담감이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수척해진 공유 씨의 얼굴을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같이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배우라는 입장에서 그런 상대를 만나서 연기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도깨비'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상대를 배려하고 유도하는 태도를 저도 배워야할 것 같다고 생각했고 감동 받았다"고 치켜세웠다.
엘리트 캐릭터를 많이해온 것에 대해서는 "실제 가방끈보다 엘리트 캐릭터를 많이 맡게 돼 감사하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감독님이 원하는 캐릭터를 어떻게 생동하게 할 것인지, 관객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어떻게 표현할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삶과 죽음, 그리고 영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각자 고찰한 바에 대 해서도 털어놓았다. 장영남은 "지금 40대인데 한동안 혼란스러운 시간이 있었다. 삶은 내 존재에 대한 가치를 끊임없이 스스로 찾아가는 시간인 것 같다. 어떨 때는 깍기고 괴로워하고 어떨 때는 기뻐하기도 하면서 웃고 우는 순간들이 쌓여가는 게 삶의 의미"라고 말했다. 공유는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나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며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말씀드리지만 길게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서복'의 영향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말 개봉을 계획했다가 무산됐다. 저뿐만 아니라 영화 관계자들 모두 힘들다. 막연한 상황에서 티빙의 제안을 받고 이야기가 진행됐다.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다. OTT로 갔기 때문에 사람들이 안 올지, 혹은 그래서 더 극장에 올지, 향후 한국 영화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 궁금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유는 "개봉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아무 생각 있다가 멱살 잡혀서 끌려온 느낌이라 얼떨떨하기도 하다. 늦어졌지만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받고 촬영하면서도 저한테 쉽지 않은 영화였다.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영화였다.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소 철학적이고 무거운 주제를 갖고 있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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