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 1회는 불편함의 집약체였다. 태종을 환시와 환청으로 백성을 학살하는 살인귀로 묘사하고 충녕대군(세종)을 한낱 서양인 신부의 시중을 들게 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소품에 중국 음식까지 '판타지'는 없고 '역사 왜곡'만 난무했던 1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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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 장면에 묘사되고 있는 충녕대군이다. 충녕대군이 하인보다 못 하게 구석진 곳에 서 있고, 통역사의 반말을 그냥 듣고 있으며 서양인 신부에게 술까지 따른다. 왕의 아들을 그것도 훗날 세종대왕이 될 왕자를 '감히' 병풍처럼 세워두는 사극은 이전에도 없었고 상상 조차 못 할 일이다.
더 가관인 건 충녕대군의 대사다. 충녕대군 역의 장동윤은 호위무사에게 "6대조인 목조(이성계 고조부)께서도 기생 때문에 삼척으로 야반도주 하셨던 분이셨다. 그 피가 어디 가겠느냐"라고 말한다. 호위무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는 것도 말도 안되는데, 왕자가 자신의 핏줄을 '셀프 디스'하는 대사를 하게 하는 건 우리나라 왕에 대한 모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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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옥이 직접 입을 열지 않으니 그 의도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그의 전적(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로 표현, 종묘제례악 비하)을 보면 일부러 조선 왕조를 비하하고 왜곡하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느껴진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더 분노하고 '조선구마사'에 대한 방영 금지를 요청하는 것이다.
'조선구마사' 제작진은 영악하게도 '중국식 소품'에 대한 입장만 내놨다. 제작진은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장동윤)이 세자인 양녕대군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 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하였고, 자막 처리했다"고 강조하며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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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짚어낸 시청자는 "저길 무조건 중국 국경이라고 한다면 저 역사까지 무조건 자기 들 거라고 우기는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며 "의주는 고려 서희의 담판으로 유명한 강동 6주고, 중국 한족의 땅을 받아온 게 아니라 거란족에게 강동 6주를 '돌려받은 것'이다. 의주가 한족(중국)의 문화권과 역사에 드는 곳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조선구마사'의 연출을 맡은 신경수 PD는 과거 '뿌리 깊은 나무'와 '육룡이 나르샤'를 연출했다. 누군가에겐 인생 드라마를 안겨준 SBS가 막대한 중국 자본으로 인해 동북공정에 힘을 실어주는 현실은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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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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