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김송, 함께 '진도아리랑' 열창

국립극장장, 문화부장관을 역임하고 현재는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이라는 현주엽의 소개에 쑥스럽게 웃던 김명곤은 “저는 배우라고 불릴 때 제일 좋습니다”라며 배우가 천직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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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들과 함께 추적카를 타고 추억 여행을 떠난 김명곤은 추억의 음식인 콩나물밥을 파는 식당과 과거 개봉관인 단성사가 있던 곳을 다니며 자신의 삶과 서편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섯 살 무렵 부모님이 빚보증을 잘못 서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가난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가득한 고향을 떠나고 싶었던 김명곤은 전국에서 학비가 제일 싼 서울사범대를 지원했고 아버지에게는 첫 달 하숙비와 첫 학기 등록금만 부탁했다고. 때문에 둘째 달부터 친구들의 하숙집을 전전하다 2학년 때 연극반에 들어가면서 연극반 연습실에서 기거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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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지긋지긋해 고향과 한국을 벗어나려 했다는 김명곤은 판소리를 하면서 고향인 전라도가 아름다운 음악과 멋진 풍류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고향에 애정을 품게 되었다고 했다.
김명곤은 누구도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던 영화 ‘서편제’와 가장 주목받았던 장면의 탄생 비화도 알려주었다. 판소리에 관심이 많았던 임권택 감독은 김명곤을 만나 시나리오와 주연을 맡아 주면 영화를 만들겠다고 했고, 김명곤은 그 자리에서 승낙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판소리로만 가면 영화가 무거워질 것 같아 민요를 넣자는 의견을 제시하며 자고 있던 오정해를 깨워 맞춰보고 탄생한 것이 ‘진도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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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일행은 최종 장소로 이동하며 추적 과정을 영상으로 지켜봤다. 추적실장 서태훈은 김송 씨의 고향인 목포의 시립국악원을 방문하고 판소리를 함께 배운 친구를 만나 그녀의 본가를 알아냈다. 집으로 찾아온 서태훈에게 김송 씨의 아버지는 현재 그녀가 타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이어 그녀가 어렸을 때 사람들의 관심에 부담감을 많이 느꼈었다며 그녀가 방송 출연을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를 영상으로 지켜보던 김명곤은 “못 만나더라도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만 알고 싶어요”라며 간절함을 전했다.
최종 장소인 국립국악원에 도착해 홀로 공연장 안으로 들어선 김명곤은 “김송 씨”하고 부르며 무대까지 올라갔지만 대답이 없었다. 김명곤이 “안 나온 거 아닌가”라며 다소 실망할 때쯤 한 소녀가 공연장 안으로 들어왔고 뒤이어 김송 씨가 들어왔다. 소녀는 김송 씨의 딸로 서편제 속 어린 송화와 너무 닮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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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곤은 김송 씨가 자신의 바람대로 소리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앞으로 박수만 쳐주면 되겠어”라 말했다. 김송 씨는 김명곤에게 같이 진도 아리랑을 부를 수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물었고 김명곤은 흔쾌히 이를 받아들여 즉석에서 공연이 이뤄졌다. 29년 전 영화 속 아버지와 딸로 돌아간 듯 마음을 모아 신명 나게 민요를 부르는 두 사람의 모습이 훈훈함과 감동을 선사했다.
최지예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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