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프릴의 왕따설이 돈 건 이현주의 남동생이라고 나선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현주가 연기를 위해 에이프릴를 탈퇴한 게 아니라 팀에서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A씨는 이현주에 팀 내 괴롭힘을 당해 공황장애 등을 얻었고 극단적인 선택도 시도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됐다.
'에이프릴 왕따설' 의혹이 불거진 이후 DSP 출신의 그룹 에이젝스 윤영, 승진부터 에이프릴의 헤어스타일리스트, 전 매니저 등이라고 나선 사람들이 에이프릴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들 모두 멤버간 괴롭힘은 없었으며 이현주가 연습에 늘 불성실했다고 입을 모았다. 소속사 DSP 역시 "이현주가 팀 탈퇴에 대한 의사를 피력했고, 당사는 만류했지만 본인의 뜻이 완고해 탈퇴했다. 당시 정황이나 상황 판단으로는 어느 누구를 가해자나 피해자로 나눌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이현주의 친구라고 나선 B씨가 "에이프릴의 모든 멤버가 현주를 왕따시켰고 방관자는 없었다"라며 이현주에게 직접 들었던 왕따 내용과 관련해 글을 올렸다. 해당 내용에는 이현주를 처음 괴롭혔던 건 혼성그룹 카드이자 에이프릴 전 멤버였던 전소민이었으며, 이현주는 이간질 대상, 할머니에게 받은 텀블러를 이나은이 말도 없이 청국장 넣어두고 사과 없이 방치, 이나은이 이현주의 운동화 훔친 후 발각되자 역시 사과 없이 모르쇠, 멤버들의 잦은 욕설, 이현주의 극단적 선택 후 이현주 모친이 회사를 방문했으나 멤버들이 웃으며 무시, 멤버 김채원이 매니저와 연애 중이었기에 왕따 사실알고도 묵인 등이다.
동생과 친구의 주장을 보면 이현주는 채경과 레이첼의 합류 전 에이프릴 멤버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이현주의 친구는 주변인은 다 알 정도로 이현주의 우울증이 심했고, 가해자들은 끝까지 사과나 반성의 기미조차 없었다고 했다. 탈퇴 후 배우 활동을 위해 거짓편지를 써야했다며 "연기를 하려고 탈퇴했다면 '더유닛'(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겠느냐"고 설명했다.

DSP의 수준은 1990년대 어딘가 멈춰진 듯하다. 공식입장이면 다 된다고 믿는 그 시대.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중은 2021년을 살고 있다. 누구보다 빠르게 방송과 인터뷰 등에서 증거들을 찾아내고 멤버들의 과거를 발견해낸다. 이현주뿐만 아니라 에이프릴에 합류한 채경과 레이첼에게 행했던 멤버들의 텃세 역시 이 과정에 모두 파헤쳐졌다.
우습게도 어렵게 찾을 필요 없이 DSP 공식입장에서 쉽게 이현주의 괴롭힘 정황을 찾을 수 있다.텀블러 사건과 신발 사건, 멤버가 매니저와 돈독했던 것, 이현주 어머니가 심각한 일로 회사를 방문한 일은 확실하다.

또 "회사에서 멤버들에게 2종의 동일한 신발을 12켤레 선물을 했습니다. 이 중 네 명의 멤버가 사이즈가 동일했으며, 이로 인해 벌어진 해프닝입니다"라는 설명에서도 이현주의 운동화가 사라졌던 건 진실임이 드러난다.
"당사에서는 이현주 양이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연습실 등의 CCTV까지 확인했지만 언급된 어떤 상황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해당 사실은 확인 즉시 이현주 양 본인뿐만 아니라 어머니에게도 공유되었음을 말씀드립니다", "이현주 어머니 인사 관련해 에이프릴 멤버들 또한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뭐라 말을 할지 몰라 말없이 묵례를 건넸습니다. 이로 인해 불거진 오해입니다"라고 했다. 이현주의 어머니가 어떠한 일로 회사를 방문한 사실 역시 맞다는 것이다.
DSP는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하기 위한 공식입장을 냈지만, 결국 이현주의 친구가 주장한 부분의 일부가 다 사실이었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 됐다. 가볍게 설명할 정도의 사건들이 한 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됐다면 그게 괴롭힘이지 뭐가 괴롭힘일까.
이현주와 에이프릴 모두 DSP 소속이다. 그 말인즉슨 이현주와 에이프릴 양측을 보호하고 책임질 의무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DSP는 과거 탈퇴도 괴롭힘 논란이 있는 현재도 교묘하게 이현주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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