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는 그 고민 때문에 “현실 감각이 개판”인 시기를 보냈노라 말하지만 그런 시간이 흐르면서 “이것도 시도하고 저것도 시도하며 새로운 곡을 만들고 싶은, 창작에의 동기부여”가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누적되고 변화하는 것과는 다르다. ‘밴드 강산에’ 멤버들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쌓아놓는 게 없다. 관심 있는 걸 섭취하다가 어느 순간 공기 중에 날려 보내는 타입”이다. 자신이 가진 것이 아까워서 놓지 못하거나 집착할 때 뮤지션의 커리어는 누적될지언정 창작의 본질인 새로움은 잃어버린다. 10년여를 함께 한 밴드 멤버들이 “아직도 형을 잘 모르겠다”라 말하는 건, 어떤 면에서는 최고의 찬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JIMFF 공연 이후 대안공간에서 미디어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준비하고, 정기적으로 ‘합니다’(가제)라는 공연 브랜드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과의 공연을 이어가겠노라는 계획은 내 노래, 내 공연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태도를 보여준다. 그래서 현재의 강산에는 새롭게 솟아오르는 물줄기와도 같다. 그 ‘알 수 없는’ 속에서 솟아나는.
글. 위근우 기자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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