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시간에서 새 희망이 동트는 시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아침 드라마는 일견 쉬어가는 시간이라 생각하기 쉽다. 어른들은 출근하고, 아이들은 등교한 이른 오전의 나른한 여유 속에서 TV의 자리는 그리 크지 않다. 주부들의 수다를 위한 적당한 소재나, 가사 후 휴식의 동반자가 돼 줄 이야기면 충분하다. 심지어 최근 란 책을 펴낸 칼럼니스트 타코 와가코는 “대개 빤한 소재와 이야기 전개를 보면서 이제 아침 드라마는 끝난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썼다. 하지만 NHK는 달랐다. NHK는 때부터 아침 드라마의 시간대를 8시 15분에서 8시로 앞당겼고, 새로운 요소를 도입했다. 8시는 후지TV, 일본TV 등 대부분의 방송국이 정보 교양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시간으로, NHK의 아침 드라마는 타 방송국 정보 교양 프로그램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귀로 들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아침 드라마 원칙상 이야기는 대개 평이하지만 빤한 전개, 설명조의 대사가 줄었다. 이에 대해 타코 와가코는 “은 다소 불쾌한 모습도 서슴없이 그린다. 옳지 않은 모습을 묘사하기 시작했다”고 썼다. 새로운 얼굴들도 주목된다. 의 유카와 카즈히코 외에 NHK는 재기 발랄함으로 인기가 높은 각본가 쿠도 칸쿠로도 영입했다. 무카이 오사무, 마츠자카 토리, 아야노 고 등 NHK의 아침 드라마가 배출해낸 스타도 적지 않다. 일본 드라마의 새 희망이 어쩌면 매일 아침 8시의 NHK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 정재혁 자유기고가
편집.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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