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도 제 정신을 번쩍 들게 했던 장면이 있었어요. 거장 뤽 배송 감독이 초대된 날이었는데요. “아이디어가 없다던가, 창의력이 떨어진 적이 있습니까?”라는 백지연 씨의 질문에 이런 답을 하시더군요. “상상력이나 창의력은 근육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매일 한 시간이라도 트레이닝을 하면 그 이후에는 더 하기가 쉽습니다.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상상력은 그래서 근육입니다. 더 매일 꾸준히 일할수록 더 쉬워지기 마련이죠.” 주야장천 지난 날 받은 주입식 교육 핑계만 대오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하루 진종일 가둬두고 달달 외우고 베껴 쓰기나 시켰으니 상상력이 발달할 리가 있어? 뭐 이런 식의 변명을 하며 살아왔거든요. 물론 비슷한 얘기를 책을 통해 접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활자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생생한 울림, 이런 것이 토크쇼의 묘미가 아닌가 싶어요.
화려한 출연자들과 흐뭇한 대화
지난주에는 그룹 씨엔블루가 출연했었죠. 네 사람 단독 토크쇼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학창 시절을 제대로 보내고 난 후 데뷔한 연예인으로서의 소회라든가 함께 동고동락하는 사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갈등, 밴드이기에 동반 입대를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 등 진솔한 속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사실 실력보다는 외모에 비중을 둔 그룹이 아닌가, 삐딱하니 바라본 적이 있는 사람인지라 뜨끔해지는 부분이 꽤 있었어요. 혹시나 핸드싱크가 아닌지 유심히 살펴본 날도 있었거든요. 그러나 큰 노력 없이 SBS 의 인기에 편승한 데뷔가 아닌가 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일본에서 거리 공연을 비롯한 라이브 공연을 매일같이 하는 동안 나름 고생이 많았다는 말을 전하는데 억울한 구석이 있을 법도 하련만 담담한 어조로 지난 일들을 풀어 놓더라고요.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비결이라면 비결이겠죠?
이처럼 국내외 스타들이 초대되고 있지만 사실 스타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지난주만 해도 씨엔블루 전날인 수요일에는 안철수의 최측근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금태섭과 보수 논객 김진, 또 화요일에는 조두순 사건 피해아동의 아버지와 광고전략가 유정근, 월요일에는 지휘자 금난새가 초대 손님이었으니까요. 스타든 유명 인사든, 어려움에 직면한 보통 사람이든, 어느 누굴 만나든 흔들림 없이, 편견 없이 객관적으로 그들의 삶을 대하는 백지연 씨. 그리고 어쩌면 모험이었을, 그 흔한 보조 진행자며 방청객 하나 없이 오롯이 초대 손님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 제작진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표하고 싶네요.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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