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 불, 바람, 물, 빛, 순간이동. 여섯 가지 힘을 하나로 모으면, ‘생명도 감정도 따뜻함도 없고 언어 쓰레기만 나뒹구는 삭막한 벌판’을 향해 절규하는 타이틀곡 ‘MAMA’가 완성된다. 발랄한 사랑고백 노래도, ‘짐승돌’을 떠올리게 하는 거친 느낌의 노래도 아닌 ‘MAMA’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되면 비장한 표정으로 한 명씩 차례로 일어나는 도입부를 비롯, 처음부터 끝까지 뚜렷한 콘셉트로 무대를 장악하고 듣는 이를 설득해야 하는 곡이다. 그런 점에서 “콘셉트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백현)거나 “오히려 참신해서 좋았다”(찬열)는 말은 자기 최면의 결과일까, 진심어린 믿음일까. 카이가 “전 원래부터 순간이동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구는 마력이 좀 약해서 힘들 것 같아요”라고 말을 꺼내면, 옆에 있던 찬열, 수호, 백현이 “순간이동이 가장 ‘간지’나는 능력”이라 입을 모으고 심지어 백현은 그 능력을 이용해 은행을 가겠노라 다짐한다. 허무맹랑한 상상력이라고 치부하기엔, EXO-K의 눈이 너무 초롱초롱하다.
모난 구석이 없는 순둥이 6명

보는 이가 질투 날 정도로 우월한 비주얼과 훈훈한 마음 씀씀이. 도저히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래서 이 무대에서 저 무대로 순간이동을 하거나 손바닥에서 빛이 나오는 것보다 더 대단해 보이는 초능력. 이쯤 되니 EXO-K가 정말 태양계 외행성에서 온 낯선 생명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구별에 온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EXO-K는 “다음 앨범 때는 무엇이 됐든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은”(디오), 마음 같아서는 “무대에서 진짜 불을 쏴도 좋을 것 같은”(찬열)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니 기대보다는 긴장을 하는 편이 좋겠다. EXO-K가 신인상을 받고 “진짜 마마를 외치겠다”는 공약을 지킬 때까지.
글. 이가온 thi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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