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최근 발표된 ‘STEP’부터 ‘Rock U’, 원년 멤버들이 불렀던 ‘Break it’ 등 그동안 발표한 곡들을 총망라한 세트리스트도 다채로웠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카라가 준비한 개인무대였다. 박규리는 강렬한 탱고를 추거나 뮤지컬 의 ‘Maria’를 열창하며 무대를 장악했고, 니콜은 마이클 잭슨의 ‘Beat it’을 노래와 안무 모두 무리 없이 소화했다. 또한 한승연은 동물 인형들과 함께 등장해 KBS 의 OST인 ‘Super Star’를 불러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구하라는 삼바 리듬에 맞춰 살사 댄스를 선보였다. 그동안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구축해온 막내 강지영은 ‘Umbrella’와 ‘이게 뭐야’ 등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들려주며 차분하고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곧 발매예정인 앨범에 수록될 멤버들의 솔로곡이 미리 공개돼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5년 동안의 카라를 증명하다

사실 콘서트 자체는 매 순간 집중하기엔 임팩트가 다소 약했고, 좋지 않은 음향상태 때문에 모든 곡이 뭉개져서 들리는 등 몇 가지 문제를 보였다. 하지만 카라가 5년 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만큼은 충분히 증명해낸 공연이었다. “본의 아니게 ‘생계형 아이돌’로 불리며”(박규리) 활동해 왔던 그들은 그 어떤 걸 그룹보다 팬들에게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다가갔고, 그것은 지난 5년 동안 카라의 정체성이 되었다. 카라가 콘서트에서 멤버들마다, 또는 곡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줘도 그것이 모두 카라의 한부분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들이 오랫동안 팬들에게 쌓은 친근함 때문일 것이다. 때론 힘든 일이 있거나, 때론 성장이 더디더라도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만 계속 보여줄 수 있다면 “아이돌그룹은 5년을 지나면서 힘들어진다”(승연)는 징크스만큼은 그들을 피해갈 듯하다. 이미 그들은 ‘생계형 아이돌’에서 케이 팝을 대표하는 스타 중 하나가 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카라는 오는 4월부터 일본 5개 도시를 비롯,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콘서트를 이어가게 된다. 이번 투어를 통해 카라는 다시 한 번 성장을 위한 전기(轉機)를 맞이할 수 있을까.
사진제공. DSP미디어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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