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사태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
강용석 의원의 고소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그를 그저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하거나, 조롱하고 끝나는 것이다. 중요한 건 그의 인격이 아니라 국회의원이라는 그의 지위고, 지위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다. 쓸데없이 ‘멘탈’만 좋은 국회의원이 있다면, 그는 사익을 위해 제 3자를 법정에 끌어들일 수 있다. 법을 정하는 사람이 사익을 위해 법을 이용해도 실질적인 피해를 입지 않는다. 다음 총선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이 총선 직후였다면 강용석 의원은 4년 가까이 의정 활동을 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을 것이다. 국회 윤리위원회는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이후 그의 의원직 제명을 부결시켰다. 국회의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면, 그는 공직자이면서도 사익을 위해 법을 이용하고, 개그맨을, 표현의 자유를 걸고 넘어질 수 있다. 진정으로, 여론은 선거 기간에만 신경쓰면 된다.
법이 그저 권력의지를 밀어붙이는 수단이 된 시대
법을 내세우고, 염치는 거두고, 여론은 무시한다. 강용석 의원의 고소에 어떤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면, 지금 이 사회가 움직이는 매커니즘을 모든 대중에게 공개했다는데 있다. 국회의원이 마음만 먹으면 모두의 코미디를 방해할 수 있다. 국회의원, 프로야구 구단주,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 대표 모두 법이 설정한 자신의 권한을 내세워 국민의, 또는 소비자의 의견을 무시할 수 있다. 반면 대중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 없이 FTA 비준하의 나라에서 살아야하고, 종합편성채널을 봐야하고, 8개밖에 없는 프로야구팀 중 하나를 좋아하며 산다. 강용석 의원이 최효종을 고소하면서, 이 시대를 움직인 매커니즘은 국민의 TV 앞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대중을 끌어내릴 권리는 없다
개그맨 개인은 국회의원보다 힘이 약할 수 있다. 하지만 개그맨은 무대 위에서, 대중의 지지를 얻는 한 국회의원에게 “개그맨은 웃기는 사람이지 우스운 사람은 아니다”라고 맞받아 칠 수 있고, “국민 여러분들이 저한테 시사 개그를 하지 말라고 하시면 절대 안하겠습니다. 하지만 특정인물 한 명이 하지 말라고 하면 저는 끝까지 시사개그를 하겠습니다”라고 선언할 수 있다. 법과 권력 앞에서 여론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권력자도, 법도 대중이 환호하는 무대 위의 개그맨을 끌어내릴 수는 없다. 개그맨의 과감한 풍자가 대중을 모았고, 대중이 그가 풍자할 권리를 지켜주고 있다. 자신의 일에 대해 스스로 말하고, 사람을 모으고, 그들을 공감시키고, 그것에 대해 기록해야 한다. 법을 이용할 수 있는 권력을 갖지 못했다면, 우리는 살기 위하여 더 열심히 살아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 고소당하지 않으려면.
글. 강명석 기자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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