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현(장혁)은 알고 있었을까. 금광을 찾아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이덕화)의 선택이나, 끝없이 줄 선 숫자들로 정산되는 돈을 찾아 악혼자 정연(이민정)을 떠난 자신이나 길게 보면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어떤 선택은 한 번 내리면 돌이킬 수 없다. 도현은 결국 정연과 파혼하고, 인진그룹의 실권은 인혜(김희애)의 손아귀로 넘어온다. 실권을 빼앗긴 성준(윤제문)은 모든 걸 제 자리로 돌려놓으라고 으르렁대지만, 세상엔 돌이킬 수 없는 것도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다음 행동을 취할 수밖에. 왜 자신의 편에 섰냐는 성준의 질문에 국환(천호진)은 “자네를 위해 자네 편에 선 게 아니야. 날 위해서지”라고 답한다. 인혜와 성준, 도현과 국환, 돌이킬 수 없는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돈을 놓고 벌이는 파워게임의 세계에 떨어진 도현이 그럭저럭 적응하는 동안, 베르사유 궁전에 떨어진 10대의 왕비 마리 앙투와네트는 모든 것이 갑갑하기만 하다. 모든 부와 명예를 다 가졌으되,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곤 한 줌도 없는 궁궐 생활이 갑갑한 앙투와네트에게 도망 칠 곳이라곤 신분을 숨길 수 있는 가면무도회뿐이다. 오스칼만 대동하고 간 가면무도회에서 스웨덴의 귀족 페르젠 백작을 만나기 전까지는. 이케다 리요코 원작의 애니메이션 가 새로운 성우진의 더빙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앙투와네트와 운명의 연인 페르젠 백작, 그리고 여성인 동시에 남성이었으며 진심으로 왕족들을 사랑했지만 혁명의 편에 선 초월적 인간 오스칼이 한 자리에서 마주치는 중요한 순간이다.

돈과 명예와 연애놀음에 취한 사람들을 대신해, 병들어 가고 있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사람도 있다. 오늘 < TED 특강 >의 연사는 알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다. 50만 표를 더 얻고도 대선에서 패배한 후, 그는 정계를 떠나 환경 운동가로 변신해 다큐멘터리 을 제작하는 등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2007년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하게 됐으니, 어쩌면 그는 백악관보다 더 큰 세상을 무대로 더 큰 의미의 정치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한 때 미국을 사로잡았던 명연설가답게, 친근하고 힘이 넘치는 알 고어의 강연은 듣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쉽고 명쾌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알 고어의 강의를 잘 들어보자.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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