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없이 데뷔하는 걸그룹이 없다지만

데뷔 한 번 하는데 사연 없는 가수 찾기가 더 어려운 가요계라지만, 시크릿은 데뷔까지 수 없이 많은 눈물을 참으며 숙성의 시간을 가졌다. 리드 보컬 송지은은 2007년부터 드라마 , , 등 여러 OST에 참여하며 가수로서의 경험을 쌓았지만 데뷔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효성은 원더걸스의 유빈, 애프터스쿨의 유이 등을 배출하며 유명해진 그룹 오소녀의 멤버였지만, 전 소속사의 재정악화로 데뷔가 무산되면서 “평생 안 겪을 줄 알았던 우울증”을 앓았다. 요즘 KBS 의 ‘백지선화’로 이름을 알린 한선화도 SBS 에서 어린 시절 오디션 장면이 나올 만큼 오래 전부터 가수를 준비했고, 징거는 같은 음악학원을 다닌 2NE1의 CL이 랩을 하는 것을 보고 “당시에는 랩을 하는 친구들이 드물어 희한하다고만 생각”하다 시크릿에서 래퍼로 변신했다. 네 사람은 지난해 8월에 처음 만나 2개월 만에 첫 싱글을 냈지만, 그들을 속성으로 만들어진 그룹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그들이 Mnet 에서 가진 첫 공연에서 그들의 연습생 시절이 담긴 곡 ‘3년 6개월’을 부르며 흘린 눈물은 차라리 “이제 가수가 됐다”는 안도의 눈물이었다.
‘여자 god’의 꿈을 이루는 그 날까지

그러나 시크릿은 그렇게 험난한 과정을 하나씩 넘어서기 때문에 매력 있다. ‘Magic’은 ‘I want you back’보다 성공했고, 숙소는 곧 더 좋은 곳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그 사이 멤버들은 새벽에 스케줄이 끝난 날에도 반드시 헬스장에 가서 체력을 기르고, 조금씩 달라지는 몸으로 ‘Magic’에서 “멍도 들고 근육이 뭉치는 고통의 연속”이라는 무릎 슬라이딩 댄스를 췄다. 첫 번째 미니 공연에서는 강한 비트의 댄스곡인 에이머리의 ‘Take control’부터 푸시캣 돌스의 감성적인 발라드 ‘Stickwitu’까지 다양한 노래를 소화하며 ‘여자 god’의 꿈을 키웠다. 주간 종합 차트 3위, 또는 공중파 음악프로그램 상위권 진입.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크릿에게 그것은 “어머어머”하며 놀랄 일이고, ‘여자 god’로 가는 또 다른 발걸음이다. 숙소는 점점 좋아지고, 에서 한선화가 기르는 농작물은 점점 자랄 것이다. 그렇게 시크릿은 우리에게 소소하지만 끊임없이 “어머어머”하고 놀랄 일들을 만들어낼까.
글. 원성윤 twel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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