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그룹 유니티 우희(왼쪽부터), 예빈, 이현주, 앤씨아, 윤조, 의진, 이수지 양지원. / 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유니티 우희(왼쪽부터), 예빈, 이현주, 앤씨아, 윤조, 의진, 이수지 양지원. / 이승현 기자 lsh87@
지난해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 더 유닛’을 통해 데뷔한 걸그룹 유니티가 활동의 마침표를 찍는다. ‘뜨지 못했다’ ‘한물갔다’는 부정적 시선 속에서 가수라는 꿈을 위해 용기를 냈던 이들은 유니티를 통해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줬다. 흔히 말하는 ‘대박’을 터뜨리진 못 했지만 간절한 마음이 모여 은은하게 빛이 났고, 그 빛은 유니티 멤버들과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큰 추억으로 남게 됐다.

유니티는 오는 18일 두 번째 미니앨범 ‘끝을 아는 시작’으로 컴백한다. 컴백과 동시에 팀이 해체되는 마지막 앨범이다. 타이틀곡 ‘난 말야’를 포함해 멤버들의 심정을 담은 ‘끝을 아는 시작’, 슬프지만 희망적인 가사를 담은 ‘캔디’ 등 5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난 말야’는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 차쿤, 레드쿠키의 곡으로, 빠른 템포의 신나는 디스코 사운드 장르다. 재밌고 직설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며 중독성이 강해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마지막 활동을 앞둔 유니티를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났다.

멤버들은 이별을 앞두고 저마다 속상하고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지만 마냥 슬픈 분위기는 아니다. 유니티의 리더로 약 1년 간 팀을 이끌어온 우희가 멤버들을 다독였다. 덕분에 멤버들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더 즐기면서 마지막까지 웃으며 활동하자는 마음이다.

“유니티의 리더로 지낸 1년을 말하자면 참 편했던 시간이었어요. 멤버들이 이거 해달라, 저가 해달라고 해서 들어줘도 그게 희생이 아니라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였죠. 하지만 유니티의 이별을 앞두고 힘든 상황들을 설명할 땐 속상하기도 했어요. 당연히 서운하지만 그 마음으로 작업하면 에너지 있는 앨범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즐겁게 했어요. 우리를 위해, 또 팬들을 위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마음이에요.” (우희)

이들의 마지막 앨범명은 ‘끝을 아는 시작’이다. 활동 기간을 정해놓고 시작했던 프로젝트 그룹이기에 끝은 있겠지만 그 끝이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이 될 거란 의미가 담겼다. 예빈은 “유니티를 시작했을 때부터 ‘끝이 정해진 그룹인데 기분이 어떨 것 같아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현실로 닥치니 아쉽다는 말만 나온다. 그렇지만 앨범명처럼 유니티로는 마지막이지만 멤버 각자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꼭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니티의 마지막 활동에서 멤버 지엔은 빠진다. 원 소속 그룹인 라붐의 활동 때문에 일정 조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유니티의 흥을 담당하면서 에너자이저를 자처했던 지엔이었기에 그의 빈자리는 더 크게 느껴졌다. 우희는 “정말 아쉽다. 연습도 녹음도 같이 해서 마지막 활동을 같이 하면 좋았을 텐데 스케줄 조정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예빈은 “워낙 흥이 많은 언니라 ‘난 말야’에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같이 못 하니까 생각이 더 많이 난다. 언니도 같이 못 해서 아쉽다면서 티저 사진 뜨면 피드백도 해주고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9명이 아니라 8명인 유니티의 신곡 ‘난 말야’는 유쾌함으로 꽉 채웠다. 재밌는 가사와 독특한 안무는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준다. 의진은 “안무 중에 비장의 카드가 있다. 처음에 봤을 땐 안무가 충격적이었는데 자꾸 보고 싶고 따라하고 싶었다. 우리끼리 대중에게 잘 보이면 성적이 좋아서 끝이 행복하겠다고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양지원 역시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터진다. 신나고 놀러가고 싶은 노래다. 매니저가 노래가 히트하지 않으면 연예계를 떠나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만큼 확신이 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룹 유니티의 앤씨아(왼쪽부터), 이수지, 윤조, 예빈, 의진, 이현주, 양지원, 우희 / 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유니티의 앤씨아(왼쪽부터), 이수지, 윤조, 예빈, 의진, 이현주, 양지원, 우희 / 이승현 기자 lsh87@
유니티 활동이 끝나면 멤버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예빈은 원 소속 그룹인 다이아로 돌아가 컴백 앨범을 준비하고, 의진도 소나무로 돌아가 앨범 활동을 준비한다. 유니티의 유일한 솔로 가수였던 앤씨아는 컴백 앨범과 연말 콘서트 준비에 돌입한다. 이현주와 이수지는 유니티 해체 후 가수가 아니라 배우로 출발한다. 두 사람은 “가수로서 활동이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래서 유니티가 아쉽고 그리울 것 같다”고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다른 멤버들과 달리 우희와 양지원, 윤조는 앞으로 행보에 대해 좀 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우희가 소속된 달샤벳은 사실상 해체됐다. 멤버들이 전속계약 만료 후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우희는 “다음 앨범을 준비하겠다고 말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서 아프고 속상하다. 달샤벳 친구들도 개인 활동 잘하고 있어서 나도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고 예쁘고 멋있는 모습 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스피카 해체 후 홀로서기를 한 양지원은 “아마 공연이나 뮤지컬을 시작할 것 같다. 유니티와의 헤어짐이 아쉬워서 당분간은 그 여운을 마음에 품고 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오래 전 헬로비너스를 탈퇴한 윤조는 “유니티가 가수 활동의 마지막일 것 같다. 다방면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가수를 계속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가진 이들이 모여 유니티로 재탄생했기에 멤버들은 1년 동안 서로에게 의지처가 됐다. 숙소에서 맥주 한 캔의 자유를 누렸고 9명 개인의 팬이 유니티라는 이름 아래 모여 하나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눈물도 흘렸다. 그래서 아쉽지만 슬프진 않다고 했다.

“마지막 활동이라고 생각하니까 멤버들이 연습할 때 자꾸 물끄러미 바라보게 돼요. 연습하는 모습을 눈에 담고 싶었나 봐요. 끝을 앞두고 있다 보니 걱정거리가 많았는데 멤버들이 있어서 참 힘이 됐어요. 같은 마음으로 모여 있어서 좋았어요.” (양지원, 윤조)

“좋은 언니들을 만나 한 팀이 된 게 선물인 것 같아요.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고 정말 뜻 깊은 추억이었죠. TV에서 보던 언니들과 같은 팀이 된 것만으로 엄청났다고 생각해요. 남들은 겪지 못 할 특별함이죠.”(이수지)

“철 들고 어른이 된 것 같아요. 리더를 하면서 책임감도 갖고 뭔가 해보려고 시도하기도 했죠. 몇 년을 활동한 사람인데도 유니티는 새롭게 느껴졌어요. 그런 것들이 나를 성숙하게 만들어줬어요. 동생들이지만 선생님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배운 게 많아요. 유니티로 함께 있었던 1년은 너무 행복했어요.” (우희)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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