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이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콜린 퍼스의 활약을 기대한다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이빨 빠진 호랑이 마냥 맥이 빠진 콜린 퍼스의 모습은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대신 태런 에전트와 채닝 테이텀, 페드로 파스칼 등이 ‘킹스맨2’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킹스맨: 골든 서클’은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다. 비밀리에 세상을 지키는 영국 스파이 조직 킹스맨이 국제적 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본부가 폭파 당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형제 스파이 조직 스테이츠맨과 함께 골든 서클의 계획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킹스맨2’는 시작부터 정신을 쏙 빼놓는다.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액션, 자동차 추격전 등이 결합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여기에 한층 더 강력해진 악의 무리 ‘골든 서클’은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물론 잔인함의 수위도 높아졌다. 하지만 특유의 유머코드로 ‘잔인함’의 농도를 약화시켰다.
영화 ‘킹스맨2’ 스틸컷.
콜린 퍼스의 힘이 약해진 ‘킹스맨2’는 태런 에전트로 시작돼 태런 에전트로 끝난다. 킹스맨 시험에서 탈락했던 찰리(에드워드 폴크로프트)가 에그시(태런 에전트)에게 복수를 하면서 시작되는데 이는 곧 킹스맨 전체를 위험에 빠트린다. 특히 에그시의 연인 틸디(한나 알스트룀)까지 위험에 빠지면서 에그시는 킹스맨을 대표해 악을 소탕하는 작전에 나선다.
특이한 것은 시즌1에서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잭슨)의 총에 맞아 죽은 줄만 알았던 해리(콜린 퍼스)가 영화 중반부부터 기억을 잃고 나비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것. 에그시의 도움으로 기억이 돌아오지만 이전의 능력을 다시는 찾을 수 없다. 씁쓸한 영웅의 귀환이다. 하지만 해리와 에그시의 환상의 호흡은 볼만하다.
‘킹스맨2’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영국과 미국의 만남이다. 두 나라의 스파이 ‘킹스맨’과 ‘스테이츠맨’이 만나 세계를 구하는데 이는 그야말로 젠틀맨과 마초의 만남이다. 패션부터 차별화를 뒀다. 킹스맨이 잘 빠진 수트와 안경, 우산, 수트케이스로 무장한 데 비해 스테이츠맨은 카우보이 모자와 청바지, 웨스턴 셔츠 등으로 무장했다. 무기는 채찍이다. 이들의 조합은 묘하게 어울린다.
‘킹스맨2’를 보는 내내 눈과 귀가 모두 즐겁다. 극적인 상황에 상반된 음악을 활용해 과격한 액션신도 한바탕 벌어지는 파티처럼 묘사했다. 록밴드 프린스 앤 더 레볼루션의 ‘Let’s Go Crazy’, 엘튼 존의 ‘Saturday Night’s For Fighting’, 존 덴버 ‘Take Me Home, Country Roads’ 등 유명곡으로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새롭게 등장하는 줄리안 무어, 채닝 테이텀, 페드로 파스칼,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신스틸러’ 엘튼 존까지. ‘킹스맨2’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