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여은이 지난 27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피고인’이라는 기묘하고 긴박한 세계 속에서 배우 손여은은 핵심 병기였다. 기억을 잃은 검사 박정우(지성)의 죽은 아내 윤지수 역을 맡은 그는 9회에서 살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기 전까지 시청자들의 상상을 자극하며 시청률과 재미를 동시에 견인했다. ‘내가 스릴러물을 좋아하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자신도 대본과 캐릭터에 푹 빠져 윤지수를 연기했다는 그는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라며 조용히 웃어 보였다.
10. ‘피고인’ 9회까지 활약한 소감이 어떤가. 손여은 :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보니 분량이 많지는 않아도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게 되더라. 전반적으로 촬영을 재밌고 행복하게 했다.
10. 이렇게 윤지수 회상 신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나. 손여은 : 처음부터 10회까지 출연 할 수 있고, 그 이후엔 더 고민을 해보는 것으로 얘기는 됐었다. 처음 대본을 4부까지 봤을 때도 회상 신이 계속 등장하긴 하겠구나라고도 예상했다. 처음에 ‘특별 출연’이라고 알려져서 나올 때마다 화제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웃음)
10. 캐스팅은 어떻게 이뤄졌나. 처음부터 윤지수 역으로 제안 받은 건가. 손여은 : 그렇다. 대본을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4부까지 단숨에 읽고 바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 자신도 윤지수 역에 몰입돼서 ‘왜 나를 죽였을까. 차민호는 왜 이렇게 했을까’라고 상상하며 쉬지도 않고 읽어나갔던 기억이 난다.
10. ‘피고인’ 시청률이 7회 만에 20%를 돌파했다. 이렇게 잘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손여은 : 시청률이라는 게 원래 변수가 많지만, 내가 재밌게 읽었던 만큼 시청자들도 재밌게 봐주실 거라고는 생각했었다.
10. 아이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아역 배우 신린아와 함께 촬영하는 신이 많아서 즐거웠겠다. 손여은 : 린아는 귀여우면서도 또래 친구들보다 좀 더 차분하고 성숙한 면이 있다. 나하고 닮은 면도 있다.(웃음) 내가 어렸을 적에 보라색을 정말 좋아했는데, 린아도 좋아해서 진짜 현장에서 노는 것처럼 촬영한다. 같이 색칠 놀이도 하면서 언니처럼, 엄마처럼 함께했다.
배우 손여은이 지난 27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배우 지성하고는 어땠나. 손여은 : 지성 선배는 연기 하나도 허투루 하는 부분들이 없는 배우라고 느꼈다. 몰입도가 뛰어난 것은 물론이다. 현장을 다 아우르면서 이끌어나가는데, 쉬는 시간에는 또 굉장히 부드럽다. 덕분에 나도 참 편안했다.
10. 지성은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다고 들었다. ‘피고인’ 촬영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손여은 : 정우(지성)와 준혁(오창석), 극중 엄마(성병숙)와 함께 소주를 마시는 신이 있었다. 배우들의 합이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지성 선배는 자기 연기만 잡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의견을 냈다. 그래서 나는 물론, 현장에 있던 배우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합이 나올 수 있었다. 병숙 선배님도 마치 ‘드라마 버전 유해진’ 같다고 칭찬하셨다.
10. 전작에 이어서 ‘피고인’에서 보여준 연기에 대해서도 좋은 평이 많다. 이렇게 서서히 연기 내공을 쌓아 온 비결은 뭘까. 손여은 : 연기는 타고난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 말에 대해선 완벽히 수긍하지 않는다. 그냥, ‘이번 작품도 최선을 다해서 해야지’라는 단순한 마음으로 모든 작품을 대했고 그런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까지 왔다.
10. 지금 ‘피고인’ 촬영은 완전히 끝나고 쉬고 있는 상태인가. 손여은 : 나도 아직 모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웃음) 그래서 윤지수라는 캐릭터가 드라마에서도 참 특별한 케이스라고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