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방송된 KBS2 ‘화랑’(극본 박은영, 연출 윤성식) 2회는 탄탄한 스토리를 선보이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야기는 배우들의 집중력 있는 열연, 깊이 있는 감정선, 묵직함 등과 어우러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날 무명(박서준)은 위기에 처한 벗 막문(이광수)을 구해냈다. 그리고 막문의 목걸이와 같은 것을 걸고 있는 소녀를 찾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그 소녀는 아로(고아라)였다. 어린 시절 남매인 막문과 아로가 같은 모양의 목걸이를 나눠가진 것. 그러나 이들 앞에는 또 다른 위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1회에서 막문은 ‘얼굴 없는 왕’인 삼맥종(박형식)의 얼굴을 보고 말았다. 이 때문에 막문은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기 위해 쫓는 자들이 생겼다. 결국 무명과 막문 앞에 죽음의 칼날이 드리웠다. 막문은 자신의 몸으로 무명을 지켜냈다. 정신이 희미해진 무명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결국 내가 이 놈들을 죽였네”라고 말하는 남자와, 그 남자의 팔에 채워진 독특한 문양의 팔찌였다.
같은 시각 막문의 친부 안지공(최원영)은 천인촌에서 온 아이들을 찾아 산속을 헤맸다. 그리고 끝내 과거 헤어졌던 자신의 아들 막문과 마주했다. 그러나 막문은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죽음 앞에 다가선 상황. 결국 의원인 안지공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아들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야 했다. 무명은 세상 가장 소중한 벗의 죽음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
안지공에 시료로 힘겹게 목숨을 부지한 무명은 막문의 복수를 다짐했다. 죽음을 각오하고 천인촌을 떠나 다시 왕경으로 돌아왔다. 그러던 중 자신이 목격했던 팔찌와 같은 팔찌를 찬 삼맥종을 목격했다. 그렇게 스치듯 지나친 무명과 삼맥종은 목공소에서 마주했다. 왕경 공자들을 조사하던 아로 역시 목공소를 찾았다. 세 사람은 수많은 문들이 세워진 목공소 안에서 파란과도 같은 운명을 시작했다.
이날 방송은 탄탄하고도 쫀쫀한 스토리가 탁월하게 빛났다. ‘얼굴 없는 왕’이라는 삼맥종의 운명과, 막문의 만남이 시발점이 되어 극 전개가 불붙은 것. 이 사건으로 인해 막문은 죽었고, 막문을 가족처럼 생각했던 무명의 복수심이 시작됐다. 여기에 막문을 찾아 헤매던 친부 안지공의 등장, 안지공의 딸인 아로와의 인연까지. 2회만에 2막을 연 듯 시청자의 숨통을 조여왔다.
여기에 슬픔으로 인해 뚝뚝 떨어지는 눈물, 긴장감으로 인해 손에 쥐는 땀 등 롤러코스터와 같이 폭 넓은 감정 변화를 불러오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이는 박서준, 이광수, 최원영 등 배우들의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 든 열연이 있어 더욱 강력해졌다. 마냥 밝기만 한 드라마가 아닌, 색다른 의미의 오감만족 드라마 ‘화랑’의 탄생을 알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