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
히든싱어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4’ 10회 2015년 12월 5일 토요일 오후 11시

다섯줄 요약
‘히든싱어4’ 10회의 원조가수는 90년대를 대표하는 장수 혼성그룹 코요태의 신지였다. ‘순정’, ‘비몽’, ‘패션(Passion)’, ‘파란’으로 이어지는 4번의 라운드에서 신지는 다섯 명의 모창능력자와 대결을 펼쳤고, 최종라운드에서 65표를 얻어 우승했다. 준우승자는 20표를 얻은 ‘누구신지’ 김수진이었다. 코요태와 모창능력자들이 함께 부르는 신곡 ‘1024’의 무대를 마지막으로 히든싱어 신지편의 막이 내렸다.

리뷰
그동안 수많은 베테랑 가수들을 긴장하게 한 ‘히든싱어’였지만, 이번만큼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원조가수가 있었을까? MC 전현무의 소개와 함께 등장한 신지는 한동안 말을 쉽게 잇지 못하고, 손을 벌벌 떠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히든싱어’는 원조가수와 그의 모창을 하는 능력자들 간의 대결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지만, 오히려 대결의 결과가 그다지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 때가 더 많다. ‘히든싱어4’ 신지 편도 마찬가지였다. 준우승을 차지한 ‘누구신지’ 김수진과 같이 청중을 혼란스럽게 만든 뛰어난 모창능력자도 있었지만,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댄스곡들의 향연 속에서 신지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완벽히 따라하는 이는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방송은 원조가수가 누구인지를 가려내는데서 오는 재미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대신 돋보였던 것은 감동이었다. 이번 방송에서는 모창능력자 가운데 솔비나 앤씨아 같이 대중에게 알려진 가수도 있었다. 원조가수와 그를 좋아하여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된 팬들의 만남에 초점을 맞추는 이 프로그램에서 기존 가수의 출연은 자칫 지나친 자기 홍보로 보일 위험도 있었을 터. 허나 이들의 출연에 눈살 찌푸리지 않아도 됐던 것은 제작진이 이들과 신지의 인연을 잘 조명하고 이들의 출연이 원조가수인 신지에게도 작은 선물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던 덕분이다. 특히 어려운 시절 자신을 도와주었던 신지를 떠올리며 눈물 흘리는 솔비의 모습은 솔비가 진심으로 신지에게 고마워하고, 솔비를 아끼고 있음을 보여주어 신지는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감동을 선사하였다. 또한 시종일관 긴장하는 신지에게 마음의 의지가 되었던 멤버들과 끊임없이 응원을 보내준 이재훈을 비롯한 가까운 지인들, 그리고 강하고 센 이미지와 달리 상처받기 쉬운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팬의 존재에 신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무대공포증이 있어 다른 멤버들 없이 홀로 무대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였던 신지였기에, ‘코요태’라는 그룹의 이름을 오롯이 혼자서 짊어지고 서야 하는 ‘히든싱어’는 결코 쉽지 않은 무대였을 것이다. 그러나 마침내 용기를 내어 출연한 이 무대에서 신지는 그동안의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무대 위에서 떠는 자신의 모습이 싫었다는 신지. 그러나 방송 내내 오빠다운 모습으로 신지에게 힘을 불어넣어주었던 김종민은 신지에게 “못해도 되고, 떨어도 괜찮다. 여기까지 함께 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맞다. 조금 떨면 어떤가. 그 모습 또한 우리가 사랑하는 코요태의 신지, 그 자체인데….

수다포인트
– 신지의 목소리 + 김종민의 순백의 뇌, 솔비는 진정한 코요태 완전체.
– 전설의 OST ‘요구르팅’을 ‘히든싱어’에서 듣게 될 줄이야.
– 갓종민, 신지 앞에서는 오빠미가 철철 흐르네요.
– 비욘세와 아델이 출연하는 ‘히든싱어’ 꼭 보고 싶습니다.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 JTBC ‘히든싱어4’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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