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의 영역은 나날이 넓어지고 있다. 드라마, 예능 등 분야별 활약뿐만 아니라 유닛이나 솔로로 가수로서 또 다른 변신도 선보인다. 그 중 유닛은 그룹 활동과 다른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영역. 아이돌 유닛은 팀내 혹은 팀간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콘셉트를 개척하거나 뮤지션적 역량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제 유닛은 아이돌의 통과 의례가 될 만큼 일반화가 됐다. 본격적으로 유닛의 역사를 연 슈퍼주니어 K.R.Y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활동 중인 아이돌 유닛을 총정리하고, 분류했다.
아이돌 유닛 분류표[분류 기준] 뮤지션 : 유닛을 통해 자작곡을 발표하면서 뮤지션적 역량을 드러냈거나, 그룹 활동에서 보기 힘들었던 가창력 등 실력을 증명할 때. 콘셉트 : 확실한 콘셉트로 그룹과 다른 정체성을 확보했을 때. 희소성 : 예상하지 못한 조합으로 신선함을 주거나 큰 임팩트를 선사했음에도 활동이 적어 희소성을 지닐 때. 예측가능함 : 보컬과 래퍼의 만남 등 콜라보레이션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형태의 유닛이거나 그룹 내 역할로 유닛 활동 가능성이 충분히 드러날 때.
# 새로운 콘셉트의 탄생
한 번 쯤 보고 싶었던 멤버들로 구성된 유닛. 멤버들의 능력과 개성에 맞춘 콘셉트로 본그룹 활동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 그룹들. (정렬은 가나다순)
딸기우유 2014년 결성된 크레용팝 초아와 웨이의 유닛. 크레용팝의 쌍둥이 멤버들의 만남으로, ‘빠빠빠’로 콘셉트돌의 대명사가 된 크레용팝이 딸기우유라는 또 다시 독특한 콘셉트로 선보인 유닛이다. 타이틀곡 ‘OK’는 귀여운 사랑 노래지만, 뮤직비디오부터 의상까지 딸기우유 콘셉트에 맞게 표현해 크레용팝 콘셉트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레인보우블랙 2014년 결성된 레인보우 멤버 김재경, 고우리, 오승아, 조현영의 유닛. 팀내 인지도 1위, 메인보컬, 메인래퍼, 비주얼 1위 멤버가 뭉쳤다. 2014년 상반기는 걸스데이, AOA, 스텔라 등 섹시 걸그룹 대전이 펼쳐졌던 시기. 레인보우 블랙도 기존 레인보우의 다채로운 색깔이 아닌 섹시를 강조한 콘셉트로 강렬한 도장을 찍었다. 작곡가 윤상이 타이틀곡 ‘차차’를 작곡했으며, ‘차차’는 “있습니까, 없습니까” 등 경어체 가사와 감각적인 멜로디, 섹시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다. 레인보우 블랙은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레인보우픽시 2012년 결성된 조현영, 오승아, 김지숙의 유닛. 데뷔곡은 ‘호이호이’로 주문을 거는 요정들의 귀여운 퍼포먼스를 담았다. 애프터스쿨의 유닛 오렌지캬라멜에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나 독특한 콘셉트의 후발주자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에이핑크 BnN 2014년 결성된 에이핑크 보미와 남주의 유닛. 엄밀히 따지면 정식 발표된 유닛이 아닌 용감한형제 10주년 신곡 ‘마이 달링’을 위해 뭉친 프로젝트 유닛이다. 음원 외에 어떤 활동도 펼치지 않았다. 그러나 메인보컬 정은지의 가창력이 알려진 것에 비해 보컬라인 윤보미, 김남주의 실력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유닛이다.
오렌지캬라멜 2010년 결성된 애프터스쿨의 유닛으로 레이나, 나나, 리지 세 사람으로 이뤄져 있다. 입학, 졸업 시스템을 적용한 애프터스쿨에게 가장 큰 과제는 신입생 알리기였다. 유닛 결성은 이를 해결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었고, 당시 애프터스쿨의 막내 라인이었던 레이나, 나나, 리지의 유닛 결성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들은 기존 애프터스쿨의 ‘센 언니’ 느낌에서 벗어나 화려하면서도 귀여운 만화 주인공 콘셉트로 등장했다. 미니 1집 타이틀곡 ‘마법소녀’를 시작으로 ‘아잉♡’, ‘상하이 로맨스’, ‘까탈레나’, ‘나처럼 해봐요’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한결 같이 독특한 콘셉트를 유지, 아이돌 유닛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인피니트F 2014년 공식 결성된 인피니트 성열, 엘, 성종의 유닛. 성규의 솔로, 동우와 호야의 인피니트H, 우현의 투하트에 이은 인피니트의 유닛 활동이다. 그간 왕성한 유닛 활동을 펼친 인피니트의 행보와 그룹 내에서 보컬이라는 공통된 역할을 맡고 있는 세 사람의 모습을 고려했을 때, 인피니트F는 예상 가능한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콘서트에서 볼 수 있었던 인피니트F는 데뷔 싱글 ‘청(靑)’으로 데뷔해 청량함, 청아함을 가득 담은 청춘 콘셉트를 선보였다. 2주간의 짧은 활동이었지만, 청춘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존재감을 남겼다.
제아파이브 2013년 결성된 제국의아이들의 다섯 멤버 임시완, 케빈, 하민우, 김동준, 박형식의 유닛. 데뷔곡 ‘헤어지던 날’은 제국의 아이들 히트곡 ‘후유증’을 떠오르게 하며 의상, 콘셉트, 노래, 뮤직비디오까지 상큼하고 밝은 느낌을 자아낸다. 예능 ‘진짜사나이’와 드라마 ‘미생’ 이전 박형식과 임시완의 풋풋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유닛이며, 케빈, 하민우, 김동준의 새로운 매력도 담았다. 일본에서도 앨범 ‘더 클래식(The classic)’을 발표하며 활동을 펼쳤다. 매력적인 멤버 구성임에도 하민우의 입대로 앞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