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위되기 전 정명을 마지막으로 만난 광해는 “정명아 오늘 잠시 불의에 무릎을 꿇는다 해도 스스로의 절망에 져서는 안 된다”며 마지막 당부를 남긴 후 인우(한주완)에게 포박되어 간다. 이에 정명은 “용서한단 말도 못했습니다. 고마웠다는 말도 못했습니다. 오라버니”라고 부르짖으며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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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당당하게 능양을 꾸짖는 광해역의 차승원은 마지막까지 포스를 잃지 않으며, 기품 있는 연기로 시청자의 사랑에 화답했다. 때로는 눈을 촉촉히 적시고, 입술 끝을 올리며 분노를 다스리면서도 한층 위엄 있는 저음의 목소리로 능양 뿐만 아니라 시청자도 단숨에 사로잡았다. 또한 능양 역의 김재원은 일그러진 얼굴과 분노 어린 눈빛으로 여전히 불안하고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진상왕의 면모를 선보이며 긴장감을 최고로 끌어올렸다.
이로써 능양은 자신의 계획대로 왕위를 찬탈하는데 성공했지만 광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하며 불안한 인조시대를 개막했다. 능양은 개시와 이첨을 중심으로 한 광해의 수족들을 모두 제거한데 이어 화기도감마저 잡아들이는 만행으로 안방극장에 분노를 일으켰다. 능양은 인목대비(신은정)와 함께 궐에 들어 온 정명을 향해 “이제 도감과 그곳의 사람들은 영영 사라질 것이야. 물론 그 다음은 니 순서겠지만 말이다”라며 저열하고 비열한 웃음으로 위협하며 왕위 즉위와 함께 역대급 악행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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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이 지닌 권력에 대한 욕망과 이에 대항하여 개인적인 원한을 딛고 연대하는 광해와 정명 그리고 그런 정명이 인조정권하에서 그 권력과 욕망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는 이야기가 펼쳐질 ‘화정’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MBC를 통해 방송된다.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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