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실제로 삶이 많이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변화를 자연스럽게 맞이할 수 있는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고요. 그 혼란스러움 속에서 허우적대면서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과 마주하게 됐고, 그게 제 삶의 단절을 더욱 깊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단절을 어떻게든 극복해보려고 발버둥 치면서 만든 음악, 그런 저의 삶의 기록들이기에 지금까지 냈던 어떤 앨범보다도 애착이 많이 가구요. 제 2의 음악 인생을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이번 앨범은 한 장의 앨범을 다른 의미를 담은 두 가지 테마로 구분했다. 앨범 제목인 ‘오만과 편견’에서 ‘오만’을 구성하는 8개의 트랙, ‘편견’을 구성하는 7개의 트랙을 나눴다. 2CD로 이뤄져 아웃사이더만의 생각이 오롯이 담긴 ‘오만과 편견’이 완성됐다. 아웃사이더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좋아했는데, 제 지금의 상황과 매칭을 시켜봤다”며 “사회 혹은 집단이 가진 편견 혹은 그 시선으로 인해 한 개인이 어떤 평가를 받고, 또 그게 사실인지 진실인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이 전부 인 것처럼 치부되는 현실, 그 현실을 바꿔보고 싶었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아웃사이더라는 뮤지션이 현재 사람들에게 비춰지고 있는 모습, 그리고 일련의 상황들에 침묵으로 답할 수밖에 없었던 저의 내면의 이야기를 이제는 꺼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오만과 편견’을 앨범명으로 전한 이유를 밝혔다.
‘오만’에는 아웃사이더 스스로 반성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아웃사이더는 “음악 인생 16년째의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 혹시 오만함이 있었는지, 그 오만함이 단절의 시간을 만든 건 아닌지 반성하는 단어”라며 “오만을 ‘Pride’라고 쓴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는데, 우리에겐 ‘자신감’으로 잘 알려진 이 단어가 ‘오만함’이라는 뜻까지 가지고 있다는 걸 보고 단어 하나도 이렇게 미묘하게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데 사람의 행동과 모습은 얼마나 더 큰 편견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오만함을 버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의 편견과 맞서싸우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편견’에는 래퍼의 정체성에도 여전히 더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갈망하는 대중 가수로서의 삶이 담긴 테마다. 역설적 조화를 이룬다. ‘오만’에는 아웃사이더의 상처와 치부, 솔직한 이야기가 ‘편견’에는 선후배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 작업이 주로 담겼다.

‘바람곁에’ 뮤직비디오는 배우 정경호가 출연했다. 정경호는 12시간 이상 진행된 수중 촬영에도 힘든 기색 없이 열연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아웃사이더는 “뮤직비디오는 2년 전에 촬영을 했었는데,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이제야 공개가 됐다”며 “사실 다른 노래를 배경으로 촬영한 뮤직 비디오였는데, 그 테마를 살려서 ‘바람곁에’의 뮤직 비디오로 후반 작업을 통해 완성하게 됐다. 경호가 엄청 고생을 했는데, 이렇게 세상에 다시 태어나게 돼서 정말 다행이고 기쁘다. 2년 전의 풋풋했던 배우 정경호의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다”고 뮤직비디오에 숨겨진 비밀을 공개하며 웃었다.
‘시간이 최고의 약’이라는 말이 있지만, 아웃사이더에게 시간이 독이 된 시절도 있었다. 아웃사이더는 “더 이상 이 시간이 길어지면 창작을 하고 노래를 하는 내 삶이 위태로울 것 같다는 생각까지도 하게 됐다. 지금에서야 말씀 드리지만 끔찍했던 시간이었다”고 자신의 속내를 고백했다. 트라우마 극복의 답은 역시나 상처를 제대로 마주한 뒤 발표한 음악들이었다.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한 아웃사이더는 긍정남으로 변모해가고 있었다.
“저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꺼내놓고 마주하자는 결심을 했고, 그렇게 해서 만든 앨범이에요. ‘20’이라는 트랙이 그 중심이 되는 노래고요. (‘쇼미더머니2′ 마지막 경연 무대에서 20만원 받고 탈락했던 에피소드를 토대로 만든 노래) 제 스스로의 아픔과 상처를 있는 그대로 꺼내놓고 기록하면서 다시 음악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었고, 그런 저에게 큰 힘이 되어준 선, 후배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은미, 이수영, 화요비, 나비, 어반자카파 조현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목소리만 들어도 떨리는 그들과의 작업이 너무 행복했어요. 세계적인 속사포 래퍼 트위스타와의 작업 역시 저를 일으켜 세워준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고요. 원래 뉴욕에 직접 찾아 가서 작업을 할 계획이었는데, 일정이 안 맞아서 직접 만나지는 못했네요. 올 해에는 뉴욕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또 재미난 일들이 일어나겠죠?”

아웃사이더는 “끊임없이 흔들리면서도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정규 4집을 통해 기억의 조각들을 다시금 하나씩 모으고 있다. 올해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크고 작은 굴곡 속에서도 변함없이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하나씩 기록하고 남기고 싶어요. 우선은 다시 가사를 쓰고 랩을 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고, 그런 저의 음악을 많이 찾고, 들어주셔서 감사하며 살아가는 하루하루에요. 올 한해는 세상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최대한 많은 작품 활동을 할 생각이고, 라이브 무대를 중심으로 소통해나갈 생각이에요. 전국 투어 콘서트도 준비 중이고요. 타이미를 비롯한 투탁, 콴, 큐리어스 등 저희 회사 아티스트들의 활동도 활발하게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음악적인 활동과 함께 음악에서 들려드리지 못했던 저의 모습들을 다른 형식으로도 함께 전해드리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4월 중에는 제 생애 첫 산문집이 출간 되고, 소설 한편을 더 준비하고 있어요. 방송 및 활동을 쉬면서 꾸준히 해왔던 토크 콘서트 ‘아파쇼’의 두 번째 시즌도 시작될 계획이고, 전국을 돌면서 여러분과 소통할 계획입니다.”
아웃사이더에게 1위라는 숫자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웃사이더는 4년 4개월의 모질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진짜 창작자로서 삶을 다시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의 속내를 음악으로, 랩으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서툴고 부족하기 때문에 가치를 발할 수 있는 솔직한 음악과 창작 활동을 할게요. 더 이상 차트 1위나 눈에 보여지는 숫자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래퍼, 창작자로서의 삶을 살고 싶어요. 첫 음반을 냈던 그때처럼 늘 열정적으로 노래할게요.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올 한해는 거침없이 빠짐없이 꺼내놓겠습니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아싸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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