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백한다. 사실 나도 민아의 솔로 앨범 발표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상큼함과 귀여움이었다. 민아가 2010년 ‘잘해줘봐야’에서 ‘Nothing nothing nothing nothing nothing nothing lasts’를 무한반복하면서 고음을 자랑했던 모습, 2011년 ‘반짝반짝’에서 ‘하지마 하지마 마마마마마마마마’라며 애교를 피우던 모습은 아직까지 뇌리에 강하게 남은 이미지다. ‘썸씽’으로 대표 섹시 걸그룹으로 자리 잡은 걸스데이가 지난해 ‘달링’으로 상큼한 섹시를 보여줬을 때 민아의 밝고 귀여운 모습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었다. 솔로에서도 그런 모습을 기대했다. 그래서 ‘나도 여자예요’를 들고 나온 민아에 놀랐다. 사람들이 생각지 못했던 모습을 욕심낸 것은 아닐까 걱정도 했었다. 민아가 “주변 사람들이 ‘이거 너 안 같아’라고 이야기했다”라고 했듯이 정말 민아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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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노래 속에서 민아 보컬의 매력도 한껏 느낄 수 있다. 민아는 살짝 허스키하면서도 시원하게 터지는 보컬이 강점이다. ‘썸씽’에서 가성과 진성을 오고 가며 중심을 잡았던 민아 보컬의 매력이 ‘나도 여자예요’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걸스데이에서 민아는 네 멤버 사이의 중심을 잡고 폭발력을 가지는 데 치중했다면, ‘나도 여자예요’는 민아가 곡 전체를 주무르면서 자신의 역량을 표현한다. 가사에 맞춰 이뤄지는 뮤지컬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목소리로 기승전결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나도 여자예요’라며 아련함을 담고, ‘어서 미안하다고 말해’라며 시원하게 지른다. 기존 민아가 갖고 있던 매력이 ‘나도 여자예요’ 속에서 새롭게 재편성됐다.
‘나도 여자예요’ 속 민아에겐 이제는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박지윤 ‘성인식’의 가사,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가 떠오른다. 이번 앨범은 ‘난 이제 소녀가 아니고, 여자다’며 민아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은 듯하다. 기존 민아에 대한 생각을 깨트렸다. 여전히 ‘빨래바구니를 들고’ 쩍벌춤을 추는 민아의 모습은 이질적이지만, 노래와 콘셉트를 위해 노력하는 민아의 모습과 콘셉트에 담긴 민아의 생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민아는 “기존의 좋아하던 것을 바꿔보려고 노력했었다. 여태까지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해보려고, 뭐든지 해보려고 하는 게 최고의 노력이다”고 말했다. ‘나도 여자예요’에는 말 그대로 민아의 도전이 고스란히 담겼다. 기존 민아를 알고 있던 사람들에겐 일종의 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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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드림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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